1. 아이는 이번 주 내내 그리고 다음 주까지 숲 속에서 유치원이 열립니다.
동네 숲 속에 들어가 뭘 하는 지는 몰라도 매일 흙투성이가 되어 돌아온다고 합니다.
비가 오고 날씨가 좀 쌀쌀해도 아이들을 다 데리고 가더군요.
많이 걷고 움직이는 프로그램이라 집에 오면 좀 피곤해 합니다. 그래서 요새는 저녁 7시면 잠 들어 다음 날 아침까지 깨지 않습니다. 중간에 쉬하러 잠깐 깨도 다시 잠들더군요.
그래서 저녁 시간이 무척 조용해졌습니다. 하지만 아내도 아이와 함께 일찍 잠이 드는군요. ㅠ.ㅠ
2. 아이의 독일어 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제법 문장을 만들어 얘기할 줄 알고 단어양도 많이 늘었습니다.
다만 저와 함께 있을 때 줏어 들은 안좋은 단어도 섞여 있어 미안하기도 합니다. 제가 축구 중계를 볼 때면 흥분해서 아이가 옆에 있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고 (독일어로) '변' 같은 말을 마구 하거든요. ㅠ.ㅠ
흥분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3. 한국말도 물론 많이 늘었습니다.
'아뇨. 됐어요.' 같은 별로 달갑지 않은 표현도 어디선가 배웠더군요.
요새는 점심 먹고 엄마와 함께 실시간으로 '미우나고우나'를 본다는데 며칠 전에는 다 보고 나더니
'나선재 나쁜~ 자식' 이라 하더랍니다.
엄마도 드라마를 보면서 흥분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
4. 아이의 공룡 사랑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갑니다.
이제는 여러 공룡의 이름을 외우고 있고, 초식 공룡과 육식 공룡의 차이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초식 공룡들은 좋아하지만 육식 공룡은 좋아하지 않아요. 육식 공룡은 '착한' 초식 공룡을 괴롭히고 잡아 먹는 나쁜 공룡이라고 하면서요. 가끔은 저도 모르는 공룡 이름을 말해 저를 놀라게 합니다.
생각해 보니 다 제가 읽어준 책들에 나와 있던 공룡들이더군요.
아이의 스폰지 같은 기억력에 새삼 감탄하고 있습니다.
5. 유치원에 갔다 와서 점심 먹고 오후가 되면 아이는 가끔 자기 방에 들어가 방문을 닫고 혼자 조용히 놉니다. 보통 한두시간은 이렇게 논다는군요.
뭘 하나 싶어 궁금해서 문을 열어 보면 우선 책장의 책들을 다 꺼내어 읽고 있다고 합니다.
일단 동화책들을 죽 보고 나면 백과 사전을 꺼내 공룡 부분을 찾아 유심히 본다는군요.
그리고는 좋아하는 장난감(지난 주말 선물로 받은 공룡 장난감은 안고 다니지 않는게 신기할 정도입니다)을 가지고 놀죠. 각 장난감마다 캐릭터를 부여해 일종의 상황극 같은 것을 하면서 놉니다. 대화들도 많고 가끔은 입으로 노래나 멜로디를 흥얼거려 배경음악도 만듭니다.
이렇게 놀 때는 방해 받는 것을 무척 싫어합니다. 이때는 엄마도 필요 없습니다.
6. 요새 한인 성당에서 합창 연습이 한창입니다.
지난 번에는 저희 집에 모두 모여 연습을 하기도 했죠.
두 곡을 준비하고 있는데 아이들도 모두 참여하게 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어느 틈에 두 곡 모두 잘 부르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도 계속 흥얼 거리고 다닙니다.
비록 가사는 자기가 아는 단어로 바꾼 부분이 있지만 아이가 노래 부르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예쁩니다.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당신을 향한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