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ghetti aglio e olio

Geschmacksache 2007. 10. 5. 21:36 posted by srv

앞으로 종종 이런 요리 잡담을 올릴까 합니다. 다이어트 하시는 분들께는 죄송.

마늘과 기름의 스파게티가 그 뜻이겠지만 통칭 '마늘 스파게티'로 불립니다.
남부 이탈리아에서 먹기 시작한 매우 오래된 음식이기도 하지요.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1. 스파게티는 조리법대로 삶고(바릴라의 스파게티 5번의 경우 팔팔 끓는 소금물에서 7-8분, 소금을 충분히 많이 넣어야 해요)

2. 얇게 저미거나 찧은 마늘 - 한국의 냉장고에는 항시 준비되어 있는 갈아놓은 마늘도 ok - 을 너무 뜨겁지 않게 달군 프라이팬에 충분한 양의 올리브 기름에 데우거나 볶아서 향을 뽑아낸 다음,

3. Al dente(적당한 씹힘이 있을 정도로 익혀진) 스파게티를 2의 기름과 갈은 통후추와 섞어 미리 적당히 데워놓은 파스타 접시에 올리면 됩니다.
다만 마늘을 태우면 좋지 않은 향취가 나기 때문에 불조절을 잘하셔야 합니다. 스파게티를 삶는 시간과 적당히 맞추어 은근한 불에 천천히 볶는 것이 요령입니다.

Abruzzo 지방에서는 마늘과 함께 매운 칠리 고추(Peperoncini)를 함께 넣는데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는 이쪽이 딱 맞습니다. 저는 생이 아닌 말린 칠리를 쓰는데 너무 맵지 않게 만들지 않는 쪽이 좋더군요. 식성에 따라서는 생파슬리를 잘게 썰어 올려도 좋지만 없어도 무방합니다.

본래는 치즈는 올리지 않는다고 합니다만 어떤 요리책에는 갓 갈은 파메르산 치즈를 뿌려먹으라고 되어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덩어리로 된 파메르산(Parmigiano Reggiano)이나 조금 더 저렴한 그라나 파다노(Grana Padano)를 직접 갈아서 쓰는 쪽이 훨씬 맛이 있더군요.

워낙 조리방법이 가능하고(면만 있으면 만들 수 있어요) 맛도 좋아 혼자 살던 시절 제일 많이 먹었던 파스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지금도 가끔 만들어 온가족이 정신없이 먹습니다만..

반찬(?)으로는 오이피클보다는 카프레세(Caprese)가 더 어울립니다. 원래는 발사믹 식초(Aceto Balsamico)를 넣지 않습니다만 전 넣는 편이 더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