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즐겨 듣는 음반들

Musik 2007. 7. 13. 05:27 posted by srv
저처럼 앨범 전체 듣기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첫 트랙부터 끝까지 술술 넘어가는 음반을 아무래도 반복해서 듣게 됩니다. 그런데의외로 이런 앨범을 만나기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나 새로 나온 음반들중에는 더 힘들더군요. 그래서 더더욱 (좀 오래된)블루스록들만 들었는데 다행히 기분전환을 할만한 앨범들을 만났습니다.


Wir sind Helden - Soundso / 2007



제 생각에 좀 생각있는 독일의 2, 30대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4인조 독일 밴드입니다.
이들이 2003년 데뷔앨범을 발표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하면서 Juli, Silbermond 등 비슷한 밴드들이 속속등장했더랬죠. 성급한 분들은 Neue Neue Deutsche Welle라고 하는데 어쨌든 영어가 아닌 독일어 텍스트를 노래하는현재의 밴드중에는 제일 잘 알려진 밴드입니다. 스타일은 이것저것 뒤섞인 신스팝/기타팝입니다. 80년대 사운드도 들리구요.

이 음반은 이번에 세번째로 내놓은 앨범인데 스매슁히트라고 말할만한 곡은 없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전혀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게잘 들을 수 있습니다. 소비/경쟁 문화와 (폭주하는) 매스미디어를 겨냥한 텍스트는 여전합니다. 넷상에서는 호불호의 토론이 있지만적어도 제게는 앞의 두 앨범 못지 않은 좋은 음반입니다.
베스트트랙은 아니지만 새 앨범에서 첫번째로 싱글커트된 Endlich ein Grund zum Panik 입니다.


이 친구들이 유명해진 곡은 사실 이겁니다. Guten Tag




Rhythms del mundo - Cuba (feat. Buena Vista Social Club) / 2006



이 프로젝트 앨범은 시도 자체만 보면 흥미롭지만 사실은 어지간해서는 성공하기 힘든 케이스입니다. 보통은 '역시 돈 아깝구나'싶은 음반일 가능성이 70퍼센트를 넘어가는 위험한 시도거든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출신을 포함한 쿠바의 (신예) 뮤지션들이 영/미의 밴드들, 그것도 브릿팝/록을 대표하는 밴드들의 곡을 자기들의 스타일로 연주한다는 조금은 불가능해 보이는, 어떻게 보면 돈에 환장했나 싶기도 한 앨범입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고 보니, 1. 결과물이 상당히 좋고, 2. 수익은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해 쓰이는 내용과 목적이 아주 충실한 좋은 음반입니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페레 할아버지의 마지막 음성을 들을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U2를 시작으로Radiohead, Franz Ferdiand, Coldplay를 거쳐 Arctic Monkeys, Maroon5의 유명한곡들이 멋진 쿠바음악으로 바뀌어지는 체험은 매우 신선하면서도 즐거운 체험입니다. 트랜스포머의 변신 못지 않은 놀라운 변신이라고생각될 정도로요. 여기에 뽀르뚜온도 할머니가 부르는 Killing me softly는 정말 '죽음'입니다.

앨범의 첫곡이기도 한 Coldplay의 Clocks입니다.


Vania가 부른 노라 존스의 Don't know why입니다.



The Police - The Police / 2007



폴리스가 결성 30주년을 맞이하여 재결합투어를 시작하며 때맞춰 나온 2장짜리 베스트 컴필레이션 앨범입니다. 폴리스의 앨범들이야하나하나가 다 들을만 하지만 저처럼 게으른 사람을 위해서 두장에 걸쳐 이들의 곡들을 뽑아서 주시니 그저 '감사합니다'라는말밖에는 생각이 안나는군요.
제게는 80년대를 대표하는 밴드인 폴리스의 음악이 지금까지도 유효한 음악으로 들릴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쌩쌩했던 스팅형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Hole in my life입니다.
어떻게 이 간단한 가사가 마음에 팍팍 꽂히는지 모르겠습니다.





Norah Jones - Not too late / 2007



노라 존스의 새 앨범은 비평이나 리뷰와는 상관없이 손이 먼저 가게 되는 앨범입니다. 그리고 결과물도 (제게는) 아주만족스럽습니다. 넷상의 평은 지루하다, 퇴보하고 있다 등이 주류인 것 같은데 찬찬히 들어보면 시종일관 비슷한 느린 템포의곡들임에도 지루하거나 식상한 음악이 아니었습니다. 만점은 아니지만 평균은 훨씬 넘는 수준이라고나 할까요.. 많지 않은 악기들이적당한 위치에서 좋은 공간을 만들어주고 그 공간을 노라 존스의 목소리로 채우는 듯하다고나 할까... 공감할 수 있는 여백과여유가 있어 좋습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재즈, 블루스, 컨츄리 등이 골고루 모나지 않게 섞여 있으며 튀는 곡도 없지만 버릴곡도 없는 좋은 음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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