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샤 콘웰이라는 이름은 자주 들어봤습니다만 실제 이분의 작품을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알고보니 J.K.롤링 다음으로 유명하고 돈도 많이 번 여류 작가라고 하는군요. ㅠ.ㅠ
이분의 원래 직업은 신문사 기자였고 - 이 작품에도 여기자가 등장합니다. - 그래험 목사의 부인인 루스 그래험의 전기를 출판하면서 작가로서 유명해졌답니다. 하지만 추리/스릴러 작가로는 바로 이 작품이 데뷔작이죠.

'검시'라는 제목처럼 이 작품은 버지니아주의 리치몬드에서 법의학자/검시관으로 일하고 있는 Kay Scarpetta 박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990년에 나온 이 소설에서 케이 스카페타는 처음으로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이후 15편의 작품에서 활약을 합니다. 여기에 스카페타와 함께 하는 요리책도 무려 두권이나 나와 있습니다. 케이 스카페타는 작가와 친분이 있는, 실제 버지니아주에서 법의학자로 일하고 있는 마르첼로 피에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합니다.

작은 인구임에도 살인률이 미국에서 탑에 랭킹되어 있다는 버지니아를 배경으로 주말밤만 되면 여자를 겁탈하고 살해하는 사이코 연쇄 살인마를 찾아가는 내용이며 법의학자가 주인공이니 인기 TV 시리즈인 CSI가 연상되는 장면들이 여럿 등장합니다. 아마 CSI도 이 시리즈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았으리라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소설은 주인공 스카페타 박사의 1인칭 시점으로 서술이 되며 주변 인물들의 섬세한 묘사와 이들과의 갈등이 촘촘하게 설명이 되어집니다. 이런 시점의 서술은 이후 시리즈에서도 일관적으로 유지된다고 합니다. 다만 최근 작에서3인칭 시점으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쓰여진지 거의 20년에 가까워지는 소설이다 보니 여러 검사 테크닉이나 컴퓨터/네트웍에 대한 기술은 옛날 얘기 같습니다만 끝까지 나름대로의 긴장감을 가지고 읽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쇼다운이 좀 예상되어지고 주변 인물들이 한번씩 살짝 용의자 선상에 올려지는 떡밥성 전개가 있습니다만 데뷔작치고는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독일어 번역은 썩 나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렇다고 좋은 번역은 아니었습니다.
꽤 많은 단어를 독일어 식으로 억지로 번역을 하느라 잘못 사용된 예가 종종 보이더군요.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른 시리즈를 영어본으로 읽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