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늪지대로 둘러싸인 South Carolina의 어느 시골 마을에 젊은 여대생이 납치되고, 납치된 곳에는 젊은 남자의 시체가 발견됩니다. 같은 장소에서 젊은 여간호사가 동일 인물에 의해 납치되고 그를 쫓던 경찰관은 말벌의 공격을 받고 코마상태에 빠집니다.
사고로 척추를 다쳐 움직이지 못하고 전동 휠체어의 신세를 져야 하는 뉴욕 출신의 법의학자이자 수사관인 링컨 라임과 그의 조수이자 연인인 아멜리아 삭스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척추 재생 수술을 받기 위해 사건이 일어난 마을의 인근 병원에 오지만 링컨의 동료 친척인 마을 보안관의 요청으로 사건 수사를 맡게 됩니다. 사건의 용의자가 이 마을에 사는 16살짜리 곤충수집이 취미인 남자아이라는 것이 확실하지만 문제는 납치당한 여자들의 행방입니다. 이들이 목숨을 잃기 전에 라임과 삭스는 용의자가 여자들을 어디로 데려 갔는지 얼마 없는 단서들을 가지고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중 첫번째 작품인 The Bone Collector는 덴젤 워싱턴, 안젤리나 졸리 주연으로 이미 영화화 되기도 했습니다만 그 영화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뭐라 할 말은 없군요. 어쨌거나 작가인 디버를 유명세에 올린 링컨 라임 시리즈는 지금도 계속 출간이 되고 있는 대단히 인기가 높은 시리즈입니다.
한국에는 '곤충 소년'이라는 제명으로 번역 출간이 된 이 작품은 사고로 부모를 잃은 16살짜리 남자아이가 여자들을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반신불수의 링컨 라임과 뛰어난 수사 능력과 사격솜씨를 가진 아멜리아 삭스가 맡으면서 생기는 여러 사건들에 대한 범죄 스릴러 물입니다. 척추 손상으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링컨이지만 뛰어난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한 분석력과 추리력은 그의 몸을 대신해 현장에서 뛰는 역동적인 아멜리아와 좋은 대비가 되어 꽤나 인상적인 주인공들이었습니다. 제가 읽은 독일판은 약 500페이지의 분량이었는데 그야말로 눈깜짝할 사이에 읽어나갈 수 있을 만큼 흥미진진한 작품입니다. 특히 작품의 클라이맥스 부분에서의 속도감과 여러 차례에 걸쳐 등장하는 반전들은 도저히 책을 덮지 못하도록 만들더군요. ㅠ.ㅠ

주인공인 링컨과 아멜리아의 성격과 심리 묘사도 뛰어나며 마치 눈 앞에서 벌어지는 듯한 섬세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묘사는 일품입니다. 게다가 작품 자체가 주는 흡입력도 대단한데 긴장의 끈을 적절히 조절하며 작품 속에 깊숙히 빠지게 만들어 줍니다. 정통적인 추리물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긴장감 넘치는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정말 강추의 작품입니다.

현재까지 출간된 링컨 다임 시리즈는 다음과 같습니다.

- Die Assistentin (The Bone Collector, 1997), 영화화 되었음.
- Letzter Tanz (The Coffin Dancer, 1998)
- Der Insektensammler (The Empty Chair, 2000)
- Das Gesicht des Drachen (The Stone Monkey, 2002)
- Der faule Henker (The Vanished Man, 2003)
- Das Teufelsspiel (The Twelfth Card, 2005)
- Der gehetzte Uhrmacher (The Cold Moon, 2006)

지난 번 읽은 랭코 시리즈와 더불어 조만간 본격적으로 읽게 될 시리즈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

* 사실 이 작품을 읽기 전 마사 그라임스의 Fremde Federn (원제: The Horse You Came In On)을 읽었는데 너무너무 지겹고 재미가 없어서 좀 읽다가 관뒀습니다. 꽤 인기도 많고 좋은 작가라는 평을 읽긴 했지만 느릿느릿한 전개에 도무지 관련 없어 보이는 주변 인물들의 수다는 무척이나 지루했습니다. 좀 실망이에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