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조님을 만나다.

Leben in Deutschland 2008. 3. 17. 23:50 posted by srv


이미 포스팅했던 대로 윤병주님을 만났습니다.
독일에는 부인과 함께 오셨더군요. 프랑크푸르트의 Musikmesse(음악 관련 전시회)에서의 일은 무사히 잘 마치고 일요일에 제가 사는 슈투트가르트로 오셨습니다.

토요일에는 날씨도 좋고 따뜻했는데 어제 일요일은 변화무쌍한 날씨에 쌀쌀한 바람까지 불어 사실 밖에서 돌아다니기에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제 욕심이 좀 지나쳐 - 나름대로의 팬심이 작렬했죠 - 두 분을 힘들게 끌고 다녔던 것은 아닌가 싶어 좀 죄송스러운 생각마저 듭니다. 사실 좀 더 여유를 가졌어야 했는데 말이죠.

어쨌거나 만남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1. 기차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오는 병주님을 처음 본 순간의 인상은...
덩치가 꽤 크신 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나름 큰 편인데 뭐.. 별 차이를 못느꼈으니까요. 다만 특유의 헤어스타일과 수염 덕분에 이제까지 본 사진보다는 좀 더 강렬한 인상이었습니다. 그런데 너무도 대조적으로 예쁘신 부인이라니. :-) 사진으로 보여주신 아드님도 부인을 닮아 예쁘더군요. 하지만 자라면서 갑자기 아빠랑 똑같아지는 때도 생길 껍니다.

2. 가장 궁금했던 새앨범에 대한 소식은....
"뭐. 금방 나오겠죠. 그런데 쉬엄쉬엄 하다보니.."라고 말을 흐리시더군요.
현재 녹음작업을 주말에만 진행하고 있고 시간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답니다. 그래서 그렇게 알고 좀 더 기다려야 할 듯 싶어요.

3. 두분을 모시고 슈투트가르트의 중앙역에서 부터 오페라/발레 극장-음악대학-신/구 성(Schloss)-Schillerplatz를 걸었습니다. 일종의 관광코스인 셈인데 좋은 산책로이기도 합니다. 일요일이라 상점들 문은 다 닫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기도 했습니다만. 그런데 갑자기 비가 뿌리기 시작해 점심을 먹으러 서둘러 Zum Paulaner로 갔습니다. 이 식당은 바이에른/슈바벤 전통음식을 먹을 수 있어 두분께 이 동네 향토음식을 소개해드리고 싶었거든요. 두 분 모두 슈바벤 지방 사람들의 Leibgericht(우리나라 사람에게는 김치 같은 뗄 수 없는 음식)중 하나인 슈페츨레를 곁들인 Zwiebelrostbraten(볶은 양파를 얹은 소고기 스테이크)을 드시게 했습니다. 꽤 많은 양이었는데도 다 드시더군요. 병주님의 양에 사실 좀 놀랐습니다. :-) 전 아침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이 먹지 못했어요. ㅠ.ㅠ

4. 점심을 먹고 적당한 커피샵을 찾아 돌아다니다 결국은 아이와 늘 함께 가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커피를 마셨습니다. 그리고는 Mercedes Benz Museum(메르세데스 벤쯔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전철역에서 박물관까지 사실 걷기에는 좀 먼 거리였는데 무리해서 걸었던 것 같습니다. 알고보니 역에서 박물관까지 버스편이.. ㅠ.ㅠ (죄송합니다)

5. 벤쯔 박물관은 언제가도 좋습니다. :-)
두 분 모두 좋아하시는 눈치라 다행이다 싶었어요. 하지만 규모가 작지 않은 곳이다 보니 나중에는 힘들어 하시는 것 같았어요. ㅠ.ㅠ

6. 좀 지쳐 보이는 두분을 모시고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하지만 일요일이라 가려는 곳들이 사람이 너무 많거나 아니면 뭄을 닫아서 조금 헤매야 했습니다. 아아....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가까운 중국집에 가서 뜨뜻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었습니다.

7. 그리고는 두 분을 기차역으로 모시고 가 차표를 사고 시간이 좀 남아 별다방에 앉아 커피를 마셨습니다. 확실히 두분은 지쳐 보이시더군요. T.T;;
기차는 제 시간에 왔고 두 분은 기차를 타고 프랑크푸르트로 떠나셨습니다.

8. 꽤 많은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 음악에서 축구, 격투기 얘기까지 - 지금은 정리가 잘 안되는군요. 이번 프랑크푸르트 뮤직메쎄에서 슬레이어의 케리 킹을 보셨다는데 그분 키가 참으로 왜소했다는 얘기는 좀 놀라웠습니다. 사실 슬레이어 형님들은 사진으로 보기에는 다들 장대하실 것 같은데 말이죠. 잉베이 말름스틴도 그리 큰 키가 아니랍니다. 아아... 사진이나 영상으로 본 그분들의 키는 모두 눈속임이었나.. 싶었어요. 궁금한 것들이 더 많았습니다만 그러기엔 시간이 좀 부족했어요.

9. 다음 번에 뵈면 무리없는 일정으로 모시도록 하죠. :-)

그리고 이제 인증입니다. 벤쯔 박물관에서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뒤에 보이는 얼룩무늬 차량은 영화 쥬라기 공원 - 잃어버린 세계에 등장했던 벤쯔 M시리즈입니다. 그 뒤의 버스는 74년 월드컵때 독일 대표팀의 것이구요. 병주님은 실물보다 인자한 표정을 짓고 계시네요. (하핫;;)

하지만 이 사진을 제 아내가 보더니 '아이 데리고 나갔으면 무서워서 계속 숨었겠구만'이라고 하네요. ㅠ.ㅠ

어쨌거나 다음에 또 뵐 수 있길 바랍니다. 독일에서든 한국에서든요.

부록으로는 꽤나 귀엽게 나오신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