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Benz Museum

Leben in Deutschland 2008. 3. 20. 00:28 posted by srv

이미 모조님 방문기에도 썼지만 메르세데스 벤쯔 박물관에 또 갔다 왔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번이 정확히 네번째 방문인 것 같군요. :-) 따라서 이젠 거의 관광가이드 수준의 해설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방문에서는 언제나 시간에 쫓기거나 함께 간 사람들 신경 쓰느라 제대로 구경을 못했고 이번에도 손님들을 모시고 간 것이니 역시 제 마음대로 구경할 수는 없는 일이었죠.

사실 혼자 시간을 넉넉히 잡고 가서 오디오 가이드도 들으면서 천천히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마지막에는 F1 시뮬레이션 머쉰도 한번 타고 나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정말 꿈으로만 끝나버릴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아이가 좀 크면 가능해질까요?

비록 네이버 시절이지만 이 박물관에 대한 소개는 간단히 한 적이 있으니 제가 좋아하는 두 대의 자동차 사진과 이번에 좀 인상적이었던 자동차의 사진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여기는 1910년대까지의 자동차들이 전시된 곳인데 조명과 오래된 자동차들의 조화가 아주 좋습니다. 앰비언트스러운 라운지 음악이라도 깔려도 어울릴 것 같으니까요.
마차의 태를 벗어나 자동차로 접어드는 클래시컬한 모습입니다. 진짜 초창기의 자동차들은 마차에 엔진을 달아놓은 형태라서 자동차로 보이지 않죠.


이 박물관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자동차입니다. >.<b

1936년에 만들어진 500K Spezial-Roadster입니다.
사진으로만 보면 거의 느낄 수 없지만 꽤나 크고 긴 자동차입니다.
8기통 배기량 5018cc의 엔진에 컴프레서(=터보 차저)를 쓰면 160 마력 / 118 kW (@3400 rpm)까지의 출력에 최고 시속이 160 km/h까지 나오는 스포츠카였습니다.  그러나 이 자동차의 매력은 수치상의 출력보다는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이 한껏 묻어나오면서도 여전히 멋진 디자인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고급!이라는 느낌이죠. 남자들이 자동차를 여자에 비유하는 이유의 좋은 예로 삼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듀게에서 듀나님이 언급하신 적이 있는 300SL Coupe입니다.
경주용으로는 이미 1952년에 등장해 르망을 비롯한 여러 레이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일반도로용으로는 1955년에 나왔습니다.
이 자동차의 특징이라면 바로 경량화를 위해 Tube Frame을 처음으로 썼다는 것이죠.


이렇게 파이프를 용접해 자체를 만들었습니다. 이 프레임의 무게는 겨우 55 kg밖에 안나가지만 기존의 프레임보다 훨씬 안정적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측면부분이 위의 사진처럼 디자인되면서 일반적인 차문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죠. 그래서 Seagull Wing 타입의 문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는데 덕분에 이 자동차는 혁신적이고 미래적인 디자인을 가지게 되어1950년대에 꿈의 자동차로 유명해졌습니다..

엔진은 6기통에2996 cc의 배기량, 215 마력 / 158 kW (@5800 rpm)의 출력을 내었고 최고시속은 250 km/h였습니다. 1954년에 57년까지 모두 1400대가 생산되었습니다.


내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빨간색과 은색의 조화가 근사합니다.
지금은 상상도 못합니다만 예전 박물관 시절, 감시가 허술하던 때에 전 저 차안에 앉아본 적도 있습니다. 차문도 물론 열어보고 닫아보고 했었죠.


지하의 매장에 내려가니 1/43 스케일의 모형이 있더군요. 메르세데스 벤쯔에서 나온 것이고 가격은 30유로정도입니다. 문을 여닫을 수 있는지의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쥬라기공원-잃어버린 세계에 나왔던 M시리즈.
이런 걸로 감히 T-Rex에 맞섰다니... 싶습니다. ㅠ.ㅠ 귀엽다는 느낌도 들 정도로 작게 느껴집니다. 아마도 큰 버스 옆에 있어서일 지도 모르겠군요.


8,90년대 캘리포니아 주지사님 Arnie를 비롯한 여러 헐리웃 스타들이 즐겨 타셨다는 S600입니다. 번호판도 캘리포니아 것이 달려 있습니다.
디자인은 요새 S600쪽이 확실히 더 좋군요.


가장 마지막은 수많은 경주용 자동차들이 장식합니다.
이날 호주에서 열린 올해의 첫번째 F-1 GP에서 맥라렌-메르세데스의 루이스 해밀턴이 우승했습니다. 하지만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F-1 머쉰은 하킨넨 시절의 것입니다.

만약 넷상으로라도 박물관 안을 보고 싶으신 분은 여기를 눌러서 놀러 가 보세요.
영어로 되어 있는 플래쉬입니다. 설명도 잘 되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