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이 글은 모두 사실이며 저와 아내가 직접 경험한 일들입니다.;;
1. 저희 아이에게는 상상의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의 이름은 어렸을 때 아이와 친하게 지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간 아이의 이름입니다.
여기에서는 그냥 철수;;라고 하죠.
처음에는 그냥 아이가 만들어낸 상상의 일부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직 형제가 없는 아이가 혼자 놀면서 만들어낸 상상의 친구라고 말이죠.
보통 아이가 혼자 놀면서 잘 그러잖아요. 혼자 여럿의 역할을 맡아 노는...
아이는 자기 방에서 놀때면 언제나 철수와 놉니다.
2. 아내가 아이와 아이의 친구 그리고 그 엄마와 시장엘 갔습니다.
아이들끼리 손을 잡고 약간 앞장 서서 걷다가 갑자기 아이의 친구가 앞으로 넘어졌습니다.
그리고 순간 저희 아이의 한마디에 아내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철수야! 뒤에서 밀지 말라고 했잖아!"
3. 어느 한가한 오후, 저는 컴퓨터 앞에 앉아 무언가를 하고 있고, 아내는 부엌에서 무언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자기 방 카페트 위에서 뒹굴거리며 혼자 놀고 있었구요.
그런데 갑자기 아이가 혼자 화를 내고 짜증을 내기 시작하더군요.
"자꾸 이렇게 망가뜨리지 말라고 했잖아!"
깜짝 놀라 아이에게 가보니 아이가 저를 보고 말합니다.
"철수한테 하지 말라고 그랬는데 자꾸 장난감을 망가뜨리잖아요~"
아이의 손에는 얼마 전 버거킹에서 받아온 장난감이 반쯤 망가진채 들려 있었습니다.
4. 어느 날 아이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래 철수는 어디에 사니? 한국에 살지 않니?"
그랬더니 아이의 말이..
"아뇨. 우리 집 지하실에 살아요. 엄마랑 함께요."
섬찟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물어봤죠.
"그래? 그럼 철수가 지금 어디에 있는데?"
아이가 대답합니다.
"지금 옆에 앉아 있잖아요."
5. 아이가 철수와 계속 사이좋게 지내길 바랄 뿐입니다. ㅠ.ㅠ
그리고 정말 아이의 상상속에만 존재하는 친구이길 바랄 뿐입니다.
아직 제 눈에는 철수가 보이지 않습니다.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