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잉글랜드의 시골에 지역 유지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마을 신부가 시체로 발견됩니다. 신부의 사망 이유는 전날 저녁으로 먹은 채소가 사실은 독풀이었기 때문이죠. 신부에게 식사를 대접한 여인은 어디까지나 실수로 일어난 일이라고 혐의를 부인하고 최근 그녀와 관계를 갖기 시작한 마을 경관에 의해 그녀는 무혐의 처리가 됩니다. 이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기 전 우연히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에서 이 신부를 알게 된 린리의 친구의 아내인 데보라는 거듭되는 유산으로 인한 상처를 위로 받기 위해 이 신부를 찾아가나 그의 사망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해 집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이자 법의학자인 세인트 제임스는 이 사건에 의심쩍은 면을 발견하고 휴가 중이나 여자 친구와의 다툼으로 계획대로 그리스로 가지 못한 런던 경시청의 린리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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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읽기 어려웠습니다! 이 작품을 읽기 시작한 것이 7월말인데 이제서야 다 읽을 수 있었으니까요. 너무 진도가 안나가서 중간에 다른 책으로 외도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창 더울 때 읽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한겨울의 영국 시골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꽤 매력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작품이 다루는 복잡한 주제들도 굉장히 인상적이었구요. 그러나 등장인물의 수도 많고 벌어지는 일도 많은데다가 템포가 아주 느려 읽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반정도까지는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싶어지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2/3 이후로는 속도가 좀 붙어 읽을 만 합니다. 하지만 다 읽고 나니 이 작품은 군더더기가 너무 많은 느낌입니다. 가지치기를 해 낼 부분들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작가인 죠지 여사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대답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질문을 듣는 것만으로도 지치게 됩니다.
이 작품에는 사춘기를 시작하는 아이와 부모의 갈등, 나이를 먹은 자식과 부모와의 갈등, 짝사랑의 어려움,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 등등이 소재이자 주제입니다. 여기에 나이가 어린/많은 주인공들끼리의 에로틱한 관계까지 군데군데 등장시켜 겨울이 깊어가는 시골 마을을 뜨겁게;;; 달굽니다.
하지만 결론 부분에서 작가가 - 사실은 2000년 전 예수님이 먼저 했던 - 던지는 질문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너희들 중 누가 죄많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느냐?'
맞습니다. 그 누구도 죄를 짓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을 불가능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이 작품 속에서의 상황은 한마디로 이 질문에 대답을 하기에는 너무도 어렵고 꼬여 있습니다. 그래서 어렵구요.
범인이 누구인지는 사실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만 모티브를 알기 위해서는 결국 끝까지 읽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밝혀지는 일련의 이유들은 읽고 있는 독자의 마음마저 고통스럽게 몰고 가더군요. 어쩌면 그래서 읽어 나가기가 더 어려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죠지 여사의 일련의 작품들 중에 잘된 작품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단히 흥미로운 주제이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속도와 방식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그래도 이 긴 작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