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브리지 대학에 다니는 어느 여학생이 아침 조깅중에 처참하게 살해됩니다. 지역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지만 캠브리지 대학과의 알력 때문에 런던 경시청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죠. 그래서 린리와 하버스 콤비가 파견되어 수사를 시작합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여러 명의 용의자가 등장하고 그래서 수사는 점점 미궁으로 빠져듭니다...

린리/하버스 시리즈의 5번째 작품입니다. 저로서는 시리즈중 두번째로 접하는 작품이군요.

잭 리처 시리즈를 쓴 리 차일드가 영국인인데도 미국에 살며 미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내놓고 있다면 엘리자베스 죠지 여사는 미국인인데도 영국을 배경으로 누구보다 영국적인 작품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혹자는 죠지 여사를 아가사 크리스티의 뒤를 잇는 대가라고 평할 만큼 죠지 여사의 작품들의 수준은 모두 상당한 것이죠.

이 작품도 예외가 아닙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과 머리싸움이 치열하게 이어지며 결국은 인간의 오만함과 추악함의 일면을 극명하게 드러나게 보여줍니다. 여기에 살인사건과 맞물려 린리와 하버스 각각의 사생활의 문제가 겹쳐 결혼과 부부생활의 의미에 대해서까지 생각해 볼 기회를 줍니다. 과연 죠지 여사답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군요.

거의 500페이지에 달하는 긴 작품입니다만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손에서 떼기 힘들 정도로 매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작품들은 더 멋지다고 하니 이제 다른 작품들에 대한 기대치가 마구 올라가고 있습니다. :-)

정통파 영국식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강추입니다. 한국에 죠지 여사의 작품이 번역되지 않고 있는 것은 정말 아쉬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