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을 함께 했던 음악

Musik 2008. 9. 17. 19:11 posted by srv

최근에는 맘잡고 앉아서 음악을 들을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기껏 집중해서 들을 시간은 전철 안에서의 몇십분 밖에는 없는 셈이니 어떻게 생각하면 좀 불쌍하기도 합니다. 집에 있는 오디오는 이미 아내와 아이의 차지가 된 지가 오래되었군요. ㅠ.ㅠ

그러나 이와중에도 언니네 이발관의 새 앨범인 '아주 보통의 존재'가 나왔다는 소식은 들어 한국에 다녀오는 지인을 통해 구입했습니다. (모조님, Lowdown30의 앨범이 다음 차례입니다. 빨리 발표해 주세요. :-))

그리고는 휴가때부터 시작해서 최근까지 1집부터 시작해서 새로 나온 5집까지 줄기차게 들었습니다.
시간이 나면 5집에 대한 짧은 감상을 적어보고 싶긴 한데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고 어쨌거나 자주 들으면서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앨범이라 평하고 싶군요.


언니네 이발관 - 아주 보통의 존재


그리고는 휴가를 가고 오는 동안 자동차 속에서 내내 틀어놨던 라디오에서 여러 번 아래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꽤 괜찮게 생각되었는데, 아무래도 여름 휴가라는 당시의 제 기분과 잘 맞았기 때문이었던 모양입니다.


Kid Rock - All summer long


그러나 집에 와서 오리지널을 들어보니 역시 오리지널이 훨씬 더 좋더군요. ㅠ.ㅠ
그래서 한동안 열심히 들어 드렸습니다.


Lynyrd Skynyrd - Sweet Home Alabama

이 곡을 들으니 당연히 아래의 곡을 안들을 수가 없더군요.
덕분에 형님들의 베스트 앨범을 수없이 들은 것 같습니다.


Lynyrd Skynyrd - Free Bird

하지만 이번 여름동안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음악은 닐 영입니다. ㅠ.ㅠ
작년 이맘때만 해도 제가 닐 영을 듣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처음 듣기 시작한 것은 올해 중반에 푹 빠져있던 영화 'Almost Famous'때문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 - 발매된 것만으로는 부족해 영화에 등장한 모든 곡들을 모아봤더랬습니다. - 을 열심히 들으면서 이때까지 전혀 손도 대지 않던 분들의 음악을 접하게 되었는데 닐 영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휴가를 떠나는 날, 제 mp3 플레이어에는 닐 영의 베스트 앨범이 들어 있었습니다.
환한 보름달이 떠 있는, 그러나 그날은 개기월식이 있는 날이라 길을 가면서 달의 모습은 점점 일그러 들었죠. 이런 음산한 분위기는 낯설고 황량한 주위의 풍경과 더불어 더욱 고조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풍경 속을 달리며 닐 영을 들었습니다. 뭐라고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묘한 분위기 속에서 밤이 깊어지더군요.


Neil Young - Cortez the Killer


지금 이 순간 닐 영의 음악을 아주 좋아한다고 말할 자신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분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그날 밤의 기분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때만큼 닐 영의 음악이 어울리는 밤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