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엉망이 된 얼굴을 가진 아이들을 치료하는 성형 외과 의사인 마크는 어느 날 아침 가슴에 총을 맞고 쓰러집니다. 깨어나니 그의 아내는 살해되었고 6개월 된 딸은 납치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아이의 몸값으로 2백만불을 요구하는 연락을 받게 됩니다. 경찰이나 FBI에 연락하면 아이는 영영 볼 수 없습니다....
할란 코벤의 이 작품은 한국에도 '마지막 기회'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어 있습니다.
이분의 작품은 오직 반전을 위해 쓰여진 것 같다는 것이 제 느낌입니다.
좀 더 효과적이고 큰 반향을 독자에게 주기 위해 작가는 처음부터 여러가지 떡밥과 함정을 열심히 뿌립니다. 여기에 아이에 대한 부성애를 교묘하게 이용해 독자들의 감정을 움직이려 노력하죠.
하지만 저처럼 이미 이분의 작품에 당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략 어떤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 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이야기의 흐름과는 별개로 나름대로의 상상의 날개를 펼쳐 가장 말도 안되는 가설들을 머릿 속에 펼쳐놓게 되죠. 이런 상황이다 보니 결국 효과적이어야 할 반전은 그리 큰 임펙트를 주지 못합니다..;;;
스토리는 꽤나 전형적인 미국식의 직선적인 구성이고 전개도 시원시원하게 매우 빠릅니다.
여기에 이분의 특기인 영화를 보는 듯한 스펙타클한 액션은 집중력을 높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뿐입니다. 그냥 그럭저럭 잘 만든 헐리웃 오락영화를 한편 본 기분입니다.
등장인물은 평면적이고 이들의 행동은 사실적으로 묘사되나 현실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감정에 호소하려 하나 오히려 등장인물들은 별다른 감정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니까 사건은 휘황찬란한데 인물들은 무미건조하다고 하겠습니다. 감정이 완전 메마른 사나이 잭 리처와는 또 다릅니다. ㅠ.ㅠ
신나게 읽기에는 딱 좋습니다만 그리 큰 감동이나 재미를 받기는 어려웠습니다. 사실 이분의 작품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런 것을 기대하면 안되긴 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