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옛상관인 레온 가버가 물려준, 뉴욕 근교 허드슨 강가의 저택에 살면서 잭 리처는 오랜 방랑 생활을 접고 가버의 딸이자 자신의 첫사랑이자 현재의 애인인 젊고 유능한 변호사 조디 제이콥과 안정된(?) 생활을 누리고 있습니다. 개장한 지 얼마 안된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보호비를 받으려고 온 갱단을 보기 좋게 쓰러 뜨린 후 갑자기 집 앞에서 FBI에게 납치가 됩니다. 이유는 군복무 시절 성희롱을 당했던 전직 여군들이 연쇄 살인을 당한 사건 때문인데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잭 리처가 프로파일링 되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FBI는 리처의 여자 친구에 대한 정보를 갱단에게 흘리겠다고 협박하며 잭 리처에게 협조를 강요합니다...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독일어로 번역된 잭 리처 시리즈를 일단 다 읽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아직 번역이 되지 않은 작품들을 원본으로 읽어야겠군요. ㅠ.ㅠ

잭 리처는 이 작품에서 모텔 생활이 아닌 자신의 저택에서 정원 가꾸기를 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마살이 있는 그에게 이런 안정적인 생활이 맞을 수는 없겠지요. 어쨌거나 이 작품을 시작하면서 제 관심사는 어떻게 하여 잭 리처가 조디를 버리고(?) 다시 방랑생활에 떠나는가인가였습니다. 이분께 눈물이 흐르는 슬픈 이별;; 같은 장면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지만 일단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헤어지게 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잭 리처는 자신의 저택을 팔기로 결심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습니다.

아무래도 생활의 안정 덕분인지 이 작품 속에서 잭 리처는 힘과 폭력보다는 머리 회전이 뛰어난 '탐정'으로서의 역할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FBI 요원들은 하나 같이 목적 달성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바보들로 등장하며 잭 리처만이 사건의 핵심을 꿰뚫어 보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마지막 부분에 잭 리처가 이 바보들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주는;; 장면을 기대했습니다만 아무래도 FBI라서 그냥 조용히 넘어가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이 작품의 중심이 되는 연쇄 살인 사건은 그다지 어려운 트릭은 아니지만 비교적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되어지며 추리 소설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은 중간에 범인의 정체를 추측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잭 리처는 이 작품에서 북미 동부에서 서부를 왔다갔다 하는 엄청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도대체 비행기를 몇번이나 타는 지...;;; 다른 작품에서는 못태우는 비행기라 그런지 작가는 아주 열심히 잭 리처는 비행기에 태워 돌아다니게 합니다. 심지어 리처는 '비행기 여행이 가장 편안한 여행'이라는 말까지 합니다.

잭 리처는 아름다운 FBI 요원이 유혹하는데도 넘어가지 않습니다. 이 작품에서 묘사되는 조디는 남자들에게는 여신;; 같은 존재입니다. 큰 키에 날씬한 몸매, 금발에 푸른 눈, 여기에 30살에 월스트리트에서 유명한 변호사 사무실의 실력자라니 엄친딸이 따로 없군요. 이런 언니가 직업도 돈도 없는 잭 리처를 사랑한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어쨌거나 조디는 나중에 언제든지 잭 리처 시리즈에 등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