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보스톤 경찰의 강력계 여형사인 제인 리졸리는 머리를 포함한 사지가 절단된 살인 사건의 수사를 맡게 됩니다. 살인 현장의 벽에는 거꾸로 된 3개의 십자가와 라틴어로 '나는 죄를 지었다'는 말이 쓰여져 있어 수사를 더욱 난감하게 만듭니다. 검시관 모라 아이슬스는 검시 과정에서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손 하나가 피해자의 것이 아님을 발견하고 희생자가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곧이어 젊은 여형사인 이브 케소비츠가 전 역사학 교수인 앤소니 샌소네의 빌라를 조사하던중 무참히 살해됩니다. 그리고 리졸리와 아이슬스는 샌소네 교수를 비롯한 소위 '메피스토 재단'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됩니다...
지난 번 읽었던 'The Surgeon'과 함께 빌려왔던 게리첸 여사의 '리졸리-아이슬스 시리즈'중 하나입니다. 역시 지난 번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 비교적 금방 끝내버렸습니다.
이번 작품의 무대는 미국 동부뿐 아니라 이탈리아까지 넓어집니다. 게다가 처음부터 심상찮은 분위기로 시작하더니 결국에는 악마주의적인 성향이 많이 드러납니다. 죽은 사람의 영을 다시 불러오는 고대 이집트의 주문부터 시작해 나중에는 그리스도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은 '에녹의 묵시룩'에 대한 이야기까지, 오컬트적인 요소가 이야기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추리적인 요소는 비교적 약하게 다루어지며, 범인이나 이와 관련한 반전도 의외로 쉽게 추측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흑마술적인 요소와 범인의 잔인한 범행때문에 무시무시한 분위기는 잘 유지되고 결말도 '악마들과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며 다음을 암시하면서 마무리 됩니다.
이 작품 속에서는 하나의 러브 라인과 하나의 부부 싸움이 곁가지로 끼어드는데 본 줄거리의 분위기와는 잘 섞이지 않아, 없어도 될 부분을 억지로 끼워 넣은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여름에 읽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어쨌든 킬링 타임용으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