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인 시즌 첫경기였던 루마니아의 Timisoara와의 CL 플레이오프 경기부터 지금까지 VfB 슈투트가르트는 정말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관성 있게 강력하고 멋진 플레이를 보여줬으면 좋았겠지만 그와는 반대로 무기력하고 의욕도 없어 보이는 모습을, 정말이지 거의 매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예로 지난 화요일 챔피언스 리그 두번째 경기로 가졌던 경기를 들 수 있겠습니다. 이 경기는 정말 이번 시즌 VfB 부진의 표본감입니다.
부진의 패턴은 대략 이렇습니다.
1) 경기 초반 선제골을 넣는다 혹은 희망이 엿보이는 준수한 플레이를 선보인다.
2) 갑자기 템포가 죽는다 혹은 상대팀이 골을 넣는다.
3)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패스미스가 잦아진다.
4) 위기가 계속 되며 어쩌다 생기는 찬스는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5) 후반이 되어도 맥없는 경기는 지속
6) 실점을 더 당하거나 무기력하게 비긴다.
성급한 팬들은 단장을 비롯한 감독의 경질을 부르짖고 있고 - 이런 팬들의 반응도 짜증나는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 이런 팬들 못지 않게 성급한 언론들도 '...위기..'라는 기사를 너도나도 써댑니다. 파브르 감독을 경질한 헤르타야말로 캐막장이지만 따지고 보면 언론에 비친 VfB의 모습도 썩 좋은 편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툭하면 '아무개 나가라'를 외치는 팬들은 이런 부진의 원인을 두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하나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력 보강에 실패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감독인 바벨의 능력이 한계라는 것입니다. 이 양반들이 하도 큰 목소리로 침을 튀며 이야기하고 있어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분석은 - 물론 이들은 자신들이 내린 결론이 언제나 정확하다고 주장합니다 - 현재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뭐라 이야기해봐야 욕만 먹는 분위기라 요새처럼 팬포럼에 가고 싶지 않은 때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VfB의 경기력이 지난 시즌 후반기와 비교할 때 많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는 결국 고메즈의 공백을 여전히 메우지 못해 생긴 것이라 볼 수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원인을 찾고 싶습니다.
1. 전략/전술적 패착
마르쿠스 바벨 감독은 분데스리가 시즌이 시작하자 챔피언스 리그 등 늘어나는 경기수에 대비해 선수 로테이션을 하겠다고 선언합니다. 로테이션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체력 안배였는데 여기에는 현재 VfB의 스쿼드폭이 매우 크다는 것도 감안되었으리라 보여집니다. 덕분에 수비진을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은 매번 다른 선수로 채워져 지금까지 똑같은 일레븐으로 나온 경기가 없을만큼 로테이션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새로 이적해온 선수들 대부분이 동료들과 함께 팀훈련을 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매번 기존 선수들과 호홉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도 한창 시즌중에 이적한 포그레브냑은 나쁘지 않게 적응을 하는 모습입니다만 흘랩이나 쿠즈마노비치 등은 여전히 팀에 녹아들지 못하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기대가 많았던 흘랩은 체력적인 문제까지 겹쳐 아직까지는 그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데 부상까지 겹쳐 앞으로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저는 바벨의 로테이션 도입이 성급했다고 생각합니다.
VfB는 지난 시즌까지 모두가 알다시피 고메즈에 최적화된 전술을 사용했습니다. 그가 떠나면서 팀은 이제 새로운 전술적 시스템을 먼저 정착시켜야 했습니다. 여기에 새 선수들의 이적이 시즌 개막 직전에서야 이루어져 VfB는 아직까지 최적의 전술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로테이션까지 집어 넣어 선수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었던 것이죠. 만약 로테이션의 도입이 전술적으로 가다듬어진 시기에 이루어졌다면 큰 무리없이, 어쩌면 이상적으로 작동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팀이 전체적으로 혼란스럽고 안정되지 않은 시즌 초부터 시도한 것은 바벨의 성급한 판단이라고 봅니다.
계속되는 경기에서 성과는 커녕 안좋은 모습만 보여지자 체력 안배보다 선수들간의 호홉을 가다듬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바벨은 로테이션 중단을 선언합니다. 그리고는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를 우선적으로 경기에 내보내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아직은 감독으로서의 경험이 부족하니만큼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실수이긴 합니다만 그의 판단이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2. 정신적/심리적 문제
모든 스포츠에서 멘탈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습니다. 축구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저는 현재 VfB의 가장 큰 문제는 정신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새로 이적한 선수들에 의한 위계질서의 변화때문이라고 봅니다. 아래의 설명은 어디까지나 부진의 이유를 찾고자 하는 가설일 뿐이지만 - 팀내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밖에서, 특히 팬의 입장에서는 알 길이 없죠. - 나름대로 개연성 있는 설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솔도의 은퇴 이후 VfB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가 선수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의 고참급 선수들이 책임을 나누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마이스터 시즌때는 주장인 메이라 외 힐데브란트와 파르도가 그러했고, 지난 시즌의 경우 주장인 히츨스페르거 이외에 고메즈와 레만 그리고 마낭이 팀의 분위기를 주도했습니다. 특히 고메즈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여전히 젊은 선수 그룹에 속해 있었습니다만 그가 팀내에서 가지는 위치는 매우 높았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좀 달라졌습니다. 고메즈는 떠나고 흘랩이 왔습니다. 흘랩은 팀의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팀내의 역학관계도 바꿀 수 있는 리더적 기질이 있는 베테랑입니다. 이번 시즌의 주장은 지난 시즌 있었던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히츨스페르거로 유임되었지만 싫은 소리 잘 안하고 얌전한 성격인데다 여러 명이 함께 책임을 분담하는 쪽을 선호하는 편이라 오히려 흘랩과 같은 적극적인 선수의 등장을 환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메즈가 남긴 권력(?)의 공백을 채우고 싶어하는 선수는 더 있습니다.
독일 대표선수로 발탁되기도 한, 역시 팀내의 고참급인 카카우, 그리고 천성적인 리더로 이미 U21 유로대회때 자신의 능력을 선보인 케디라가 있습니다. 재계약을 통해 팀내 고액연봉자로 올라간 타스키나 언제나 할 말이 많은 레만을 빼놓을 수 없겠죠. 여러 선수가 함께 책임을 나눈다는 말은 사실 멋진 말입니다만 현실에서 실현하기는 그리 쉬운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누군가가 조금 더 앞장서서 팀을 끌고 나가는 모습이 되는 것이 보통이죠. 그런데 아직까지는 그 누구도 선뜻 이런 역할을 맡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위에 언급된 선수들이 차례차례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이며, 좋은 플레이로 팀분위기를 쇄신시키는데 앞장을 서기는 커녕 오히려 가라앉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죠.
흘랩은 첫경기 이후 내내 자기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고, 히츨은 노력은 하는 것 같습니다만 자신의 발언만큼 적극적인 것 같지는 않으며, 카카우는 예의 부진의 늪에 빠졌으며, 케디라는 자신이 가진 것을 절반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타스키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습니다만 최상이라 말하기는 불가능하고 레만은 결정적인 실수 이외에도 경기 외적으로 쓸데없는 잡음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팀을 끌고 나가야 할 선수들이 이 모양이니 경기가 조금이라도 삐걱거리기 시작하면 그 누구도 이를 수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선수들을 챙기며 선수간의 의사소통을 도와야 할 이들이 자신의 지지부진한 플레이를 만회하는 것조차 힘겨워 하고 있으니 팀 전체가 갑작스러운 무기력함으로 빠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봅니다. 누군가 책임을 져야하지만 누구도 책임을 지려하지 않고 누군가 나서길 기다리고 있다고나 할까요.
이럴 때 주장인 히츨은 좀 더 책임감있게 나섰으면 좋겠지만 그의 (축구 선수로서의) 한계때문인지 아니면 성격때문인지 너무 조용한다는 느낌입니다.
이런 '인간적인' 문제는 갑작스럽게 해결되기 어려운 것이 보통입니다. 일단은 경기력이 막장이라도 이기는 경기를 하면서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선수들 내부 안에서 해결을 하던, 감독이 나서던 간에 선수들끼리의 위계질서를 서서히 정립해 선수들 내에 분명한 역할 분담이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점이 해결될때까지 팬들은 무기력한 경기를 계속 인내하고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죠....
고통스럽습니다. ㅠ.ㅠ
일관성 있게 강력하고 멋진 플레이를 보여줬으면 좋았겠지만 그와는 반대로 무기력하고 의욕도 없어 보이는 모습을, 정말이지 거의 매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예로 지난 화요일 챔피언스 리그 두번째 경기로 가졌던 경기를 들 수 있겠습니다. 이 경기는 정말 이번 시즌 VfB 부진의 표본감입니다.
부진의 패턴은 대략 이렇습니다.
1) 경기 초반 선제골을 넣는다 혹은 희망이 엿보이는 준수한 플레이를 선보인다.
2) 갑자기 템포가 죽는다 혹은 상대팀이 골을 넣는다.
3)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패스미스가 잦아진다.
4) 위기가 계속 되며 어쩌다 생기는 찬스는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5) 후반이 되어도 맥없는 경기는 지속
6) 실점을 더 당하거나 무기력하게 비긴다.
성급한 팬들은 단장을 비롯한 감독의 경질을 부르짖고 있고 - 이런 팬들의 반응도 짜증나는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 이런 팬들 못지 않게 성급한 언론들도 '...위기..'라는 기사를 너도나도 써댑니다. 파브르 감독을 경질한 헤르타야말로 캐막장이지만 따지고 보면 언론에 비친 VfB의 모습도 썩 좋은 편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툭하면 '아무개 나가라'를 외치는 팬들은 이런 부진의 원인을 두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하나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력 보강에 실패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감독인 바벨의 능력이 한계라는 것입니다. 이 양반들이 하도 큰 목소리로 침을 튀며 이야기하고 있어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분석은 - 물론 이들은 자신들이 내린 결론이 언제나 정확하다고 주장합니다 - 현재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뭐라 이야기해봐야 욕만 먹는 분위기라 요새처럼 팬포럼에 가고 싶지 않은 때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VfB의 경기력이 지난 시즌 후반기와 비교할 때 많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는 결국 고메즈의 공백을 여전히 메우지 못해 생긴 것이라 볼 수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원인을 찾고 싶습니다.
1. 전략/전술적 패착
마르쿠스 바벨 감독은 분데스리가 시즌이 시작하자 챔피언스 리그 등 늘어나는 경기수에 대비해 선수 로테이션을 하겠다고 선언합니다. 로테이션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체력 안배였는데 여기에는 현재 VfB의 스쿼드폭이 매우 크다는 것도 감안되었으리라 보여집니다. 덕분에 수비진을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은 매번 다른 선수로 채워져 지금까지 똑같은 일레븐으로 나온 경기가 없을만큼 로테이션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새로 이적해온 선수들 대부분이 동료들과 함께 팀훈련을 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매번 기존 선수들과 호홉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도 한창 시즌중에 이적한 포그레브냑은 나쁘지 않게 적응을 하는 모습입니다만 흘랩이나 쿠즈마노비치 등은 여전히 팀에 녹아들지 못하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기대가 많았던 흘랩은 체력적인 문제까지 겹쳐 아직까지는 그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데 부상까지 겹쳐 앞으로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저는 바벨의 로테이션 도입이 성급했다고 생각합니다.
VfB는 지난 시즌까지 모두가 알다시피 고메즈에 최적화된 전술을 사용했습니다. 그가 떠나면서 팀은 이제 새로운 전술적 시스템을 먼저 정착시켜야 했습니다. 여기에 새 선수들의 이적이 시즌 개막 직전에서야 이루어져 VfB는 아직까지 최적의 전술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로테이션까지 집어 넣어 선수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었던 것이죠. 만약 로테이션의 도입이 전술적으로 가다듬어진 시기에 이루어졌다면 큰 무리없이, 어쩌면 이상적으로 작동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팀이 전체적으로 혼란스럽고 안정되지 않은 시즌 초부터 시도한 것은 바벨의 성급한 판단이라고 봅니다.
계속되는 경기에서 성과는 커녕 안좋은 모습만 보여지자 체력 안배보다 선수들간의 호홉을 가다듬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바벨은 로테이션 중단을 선언합니다. 그리고는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를 우선적으로 경기에 내보내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아직은 감독으로서의 경험이 부족하니만큼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실수이긴 합니다만 그의 판단이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2. 정신적/심리적 문제
모든 스포츠에서 멘탈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습니다. 축구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저는 현재 VfB의 가장 큰 문제는 정신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새로 이적한 선수들에 의한 위계질서의 변화때문이라고 봅니다. 아래의 설명은 어디까지나 부진의 이유를 찾고자 하는 가설일 뿐이지만 - 팀내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밖에서, 특히 팬의 입장에서는 알 길이 없죠. - 나름대로 개연성 있는 설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솔도의 은퇴 이후 VfB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가 선수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의 고참급 선수들이 책임을 나누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마이스터 시즌때는 주장인 메이라 외 힐데브란트와 파르도가 그러했고, 지난 시즌의 경우 주장인 히츨스페르거 이외에 고메즈와 레만 그리고 마낭이 팀의 분위기를 주도했습니다. 특히 고메즈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여전히 젊은 선수 그룹에 속해 있었습니다만 그가 팀내에서 가지는 위치는 매우 높았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좀 달라졌습니다. 고메즈는 떠나고 흘랩이 왔습니다. 흘랩은 팀의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팀내의 역학관계도 바꿀 수 있는 리더적 기질이 있는 베테랑입니다. 이번 시즌의 주장은 지난 시즌 있었던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히츨스페르거로 유임되었지만 싫은 소리 잘 안하고 얌전한 성격인데다 여러 명이 함께 책임을 분담하는 쪽을 선호하는 편이라 오히려 흘랩과 같은 적극적인 선수의 등장을 환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메즈가 남긴 권력(?)의 공백을 채우고 싶어하는 선수는 더 있습니다.
독일 대표선수로 발탁되기도 한, 역시 팀내의 고참급인 카카우, 그리고 천성적인 리더로 이미 U21 유로대회때 자신의 능력을 선보인 케디라가 있습니다. 재계약을 통해 팀내 고액연봉자로 올라간 타스키나 언제나 할 말이 많은 레만을 빼놓을 수 없겠죠. 여러 선수가 함께 책임을 나눈다는 말은 사실 멋진 말입니다만 현실에서 실현하기는 그리 쉬운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누군가가 조금 더 앞장서서 팀을 끌고 나가는 모습이 되는 것이 보통이죠. 그런데 아직까지는 그 누구도 선뜻 이런 역할을 맡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위에 언급된 선수들이 차례차례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이며, 좋은 플레이로 팀분위기를 쇄신시키는데 앞장을 서기는 커녕 오히려 가라앉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죠.
흘랩은 첫경기 이후 내내 자기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고, 히츨은 노력은 하는 것 같습니다만 자신의 발언만큼 적극적인 것 같지는 않으며, 카카우는 예의 부진의 늪에 빠졌으며, 케디라는 자신이 가진 것을 절반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타스키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습니다만 최상이라 말하기는 불가능하고 레만은 결정적인 실수 이외에도 경기 외적으로 쓸데없는 잡음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팀을 끌고 나가야 할 선수들이 이 모양이니 경기가 조금이라도 삐걱거리기 시작하면 그 누구도 이를 수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선수들을 챙기며 선수간의 의사소통을 도와야 할 이들이 자신의 지지부진한 플레이를 만회하는 것조차 힘겨워 하고 있으니 팀 전체가 갑작스러운 무기력함으로 빠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봅니다. 누군가 책임을 져야하지만 누구도 책임을 지려하지 않고 누군가 나서길 기다리고 있다고나 할까요.
이럴 때 주장인 히츨은 좀 더 책임감있게 나섰으면 좋겠지만 그의 (축구 선수로서의) 한계때문인지 아니면 성격때문인지 너무 조용한다는 느낌입니다.
이런 '인간적인' 문제는 갑작스럽게 해결되기 어려운 것이 보통입니다. 일단은 경기력이 막장이라도 이기는 경기를 하면서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선수들 내부 안에서 해결을 하던, 감독이 나서던 간에 선수들끼리의 위계질서를 서서히 정립해 선수들 내에 분명한 역할 분담이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점이 해결될때까지 팬들은 무기력한 경기를 계속 인내하고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죠....
고통스럽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