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이는...

Leben in Deutschland 2010. 2. 2. 20:32 posted by srv

작년 8월에 찍은 좀 오래된 사진이지만 작년에 찍은 것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0. 오랜만에 아이 얘기를 올리는 것 같습니다. ^^;;

1. 이제 만 6살을 향해 달려가는 저희 아이는, 정말 많이 자랐습니다.
키도 많이 크고, 체격이나 체력이나 이제는 유아에서 소년으로 변화하는 것이 확연히 눈에 보입니다.
이제는 자기 이름도 쓸 줄 알고 (하하.. 한국의 부모님들이 보면 우습거나 한심한 상황이겠습니다만) 한글도 띄엄띄엄 아는 글자가 좀 생겼습니다. 한글은 조금씩 가르치고 있는데 아무래도 배우는 속도가 늦습니다. 그래도 지루해하지 않고 스스로 배우고자 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그래도 바이올린은 많이 늘었고, 최근에는 엄마와 피아노도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아이의 모습으로 짐작컨대 아이는 이공계와는 거리가 좀 있어 보입니다.

2. 유치원에서 아이는 이제 나이가 가장 많은 그룹의 일원이라 자기보다 어린 아이들을 대하는 요령을 많이 깨우쳤습니다.
어린 아이들과 놀 때 먼저 양보하고, 심술을 부리는 아이가 있어도 잘 참고 견딥니다. 예전 같았으면 같이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릴 상황에서도 상당한 인내심을 보여줍니다. 그럴 때는 정말 많이 컸구나 싶어집니다.
아침에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면 놀고 있다가도 달려와 저희 아이를 맞아주는 아이들이 언제나 있습니다. 함께 놀고 싶어하는 아이들도 많은 것을 보면 다행이다 싶습니다.

3. 아이의 친한 친구들은 여전히 주로 남자아이들이지만 이제는 여자아이들과도 곧잘 노는 모양입니다.
유치원에 자기 또래의 여자아이들중 저희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하나 있는데, 같은 그룹에 옷갈아 입는 자리도 옆자리인 이쁘고 귀여운 아이닙니다. 아이는 이 여자아이가 정말 좋은지 요새는 매일 그 아이의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4. 얼마 전 저희 아이의 가장 친한 친구(남자)의 생일이었는데, 이때 저희 아이가 좋아하는 그 여자아이도 초대되어 왔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나중에 그 친구의 엄마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희 아이가 그 친구 아이에게 "너 조금 있으면 생일 파티 하잖아. 그때 (내가 좋아하는) 아무개도 꼭 초대해야 된다. 알았지? 꼭 초대해야 된다고." 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그 아이의 엄마는 자기 아이가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려고 여자아이를 초대하려 한다는 것이 좀 우습기도 했지만 친구 아이의 여동생 생일 파티도 함께 하는 것이라 이왕이면 여자애도 있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초대를 했던 것이랍니다. 아.. 이제 아이는 사랑을 위해 가장 친한 친구까지 이용(?)하는군요. ^^;;

5. 요새 제가 아내에게 이런저런 잔소리가 좀 많아졌음을 느낍니다. 습관이 되기 전에 좀 고쳐야 할텐데 아직 잘 안됩니다.
어제 저녁 집에 들어가니 아내가 해준 이야기입니다.

아내: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어제 우리 애가 나한테 뭐라는 줄 알아?"
나: ??
아내: "아빠가 맨날 엄마한테 '부엌 좀 정리해라'라고 잔소리를 한데."
나: (좀 미안해짐) "어...."
아내: "그래서 내가 '그러면 엄마는 뭐라고 하는데?'하고 물었더니..."
아내: "'엄마는 그냥 '네..네..치울께요, 정리할께요.' 한다는거야."
아내: "그러더니 '그런데 엄마는 대답은 그렇게 해도 부엌을 치우지는 않아요. 그래서 우리 부엌이 좀 지저분~하죠.'라고 하더라고..."
나+아내: ㅋㅋㅋㅋ

6. 이번 겨울처럼 춥고 또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아이는 처음으로 썰매를 타고(당연히 저는 앞에서 썰매를 끄는 역할.) 유치원에 가기도 했습니다.
오늘도 눈이 많이 옵니다.
아무래도 내일 아침에도 아이는 썰매를 타고 유치원에 가게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