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늦여름 새벽 두시, 6번 라인 지하철을 타고 가는 잭 리처는 자기와 같은 객차안에 타고 있는 어느 여자의 행동이 과거 이스라엘 장교에게 들은 자살 폭탄 테러범의 11가지 특징과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어떻게든 큰 사고가 나는 것은 막아야겠다고 생각한 잭 리처는 그녀에게 다가가 자신이 도와줄 수 있다고 말을 겁니다만 여자는 순간 가방 속에서 권총을 꺼내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그리고 이 이상한 자살 사건의 목격자로 조사를 받으며 잭 리처는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음을 자각합니다. 그리고 이 사건과 거리를 두라는 경찰과 연방 요원의 경고를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그 배경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잭 리처는 우크라이나에서 왔다는 미모의 여성의 이름과 노스 캐롤라이나 상원 의원으로 출마하려는 전직 특수부대 장교 출신의 정치인의 이름을 접하게 되고 이 둘 사이의 연관 관계를 조사하면서 의도하지 않게 점점 더 사건 중심에 말려들어갑니다...
최근 읽은 잭 리처 시리즈 중에서 가장 몰입도가 높았던 작품입니다. 이번 작품의 배경 역시 뉴욕이며 특히 뉴욕의 지하철은 매우 중요한 소재로 등장합니다. 스토리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정신없이 몰아치지만 가끔씩 한숨을 돌릴 시간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작부터 높은 텐션을 걸어놓고 마지막까지 절묘하게 이를 유지하는 솜씨가 매우 대단합니다.
물론 이 작품에는 잭 리처 시리즈의 클리쉐라 불리울만한 모습들이 여러 번 등장합니다. 그 어떤 시계보다 정확한 리처의 머리 속 생체(?) 시계, 놀라운 계산 능력과 기억력, 한도 끝도 없이 커피 마시기, 미국 만세, 여자와 자기 그리고 누구와 붙어도 결코 지지 않는 결투의 화신... 그러나 잭 리처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쓰여진 이 작품은 무엇보다 잭 리처와 독자가 동화되어 함께 수사를 진행한다는 느낌을 받게 만들어 줍니다. 잭 리처는 역시 인간인지라 사건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하며 작은 실패를 맛보기도 합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느끼는 분노와 회한은 평소의 잭 리처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리처 역시 슬슬 나이를 먹어가는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물론 잭 리처 시리즈답게 멋진 액션 장면을 빼놓을 수 없겠죠. 리처는 전투 기계답게 멋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클라이막스의 장면은 리처 시리즈 안에서 베스트 3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아니 작품 자체를 잭 리처 시리즈의 베스트중 하나로 꼽고 싶습니다.
최근 발생한 뉴욕 타임 스퀘어 폭탄 테러 시도 사건과 관련해 연결되는 점들이 있어 더욱 흥미로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