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fB 슈투트가르트의 2009/10 시즌을 돌아보면 최근 몇년동안 매 시즌마다 반복되는 현상을 다시금 볼 수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그 어느 때보다 문제가 심각했으며 이를 극복하고 이룩한 최종 결과를 생각하면 극명한 대비를 이루었던 시즌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한 단어로 쉽게 표현하자면 '롤러코스터'의 시즌이라 할 수 있겠군요.
2009년 11월말.. 보훔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VfB의 리그 순위는 강등권인 16위였습니다. 이 경기는 실망스러운 무승부로 끝나고 이에 분노한 팬들은 클럽 수뇌진에게 대책 강구를 요구하며 물리적인 실력 행사에 나섰고 결국에는 감독인 마르쿠스 바벨이 경질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후반기 보훔과 다시 경기를 벌일 때 VfB의 순위는 6위였고 유로파 리그에 참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였습니다. 이미 전반기 리뷰를 통해 위기의 원인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최근에 이루어진 축구 전문지 11Freunde와 토마스 히츨스페르거의 인터뷰와 호어스트 헬트와 관련된 사태를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해 좀 더 많은 부분들이 드러났기에 이에 대한 이야기부터 간단히 해보겠습니다.
1. 강등권 추락의 위기
2008/09 시즌 VfB는 감독인 마르쿠스 바벨과 함께 챔피언스 리그 진출이 가능한 순위에 도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여름 휴식기가 끝나면서 챔피언스 리그의 조별 단계에 진출하기 위한 플레이오프 경기가 다가오면서 마르쿠스 바벨의 머리는 복잡해집니다. 그는 팀을 떠난 마리오 고메즈를 대신할 공격진을 구성해야 하는 과제와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감독 자격증을 위한 교육을 꾸준하게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는 리그, 챔피언스 리그 그리고 DFB 포칼의 세 마리의 토끼를 쫓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고 판단했으며, 새로 팀에 합류한 포그레브냑, 흘랩 그리고 쿠즈마노비치가 팀에 제대로 융화되기도 전에 본격적으로 로테이션을 도입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이제까지 주전이었던 선수들은 자신의 컨디션과는 무관하게 갑작스럽게 경기게 나가지 못하게 되었는데 이에 대해 바벨은 선수들이 납득할만한 설명을 해내지 못합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은 자신의 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게 되고 이는 결국 선수들 각자가 팀보다는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여기에 새로 영입한 선수들과의 팀 적응 문제까지 추가됩니다. 특히 명문 바르셀로나에서 갑작스럽게 시골 클럽으로 이적한 흘랩은 팬들의 높은 기대에 대해 스스로 성적에 대한 부담이 많았을 것이라는 점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다른 선수들에 대해 매우 오만한 태도를 보여주며 선수들 사이에 갈등을 초래합니다. 어느 경기에서던가는 교체되어 나온 후 팀주치의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팀내에 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바벨은 이런 팀내 갈등 상황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합니다. 계속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부담만 컸지 자기 코앞에서 팀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죠. 그리고 단장인 호어스트 헬트 역시 이에 대해 크게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바벨과 헬트는 매우 친한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는데, 팀 전체가 깊은 수렁에 빠져 있는 상황에 두 사람은 공히 팀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해결한 방법이 무엇인지를 전혀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즉, 팀 위기의 첫번째 책임은 이 두 사람에게 있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닙니다. 그리고 마르쿠스 바벨의 해임이 계속 미루어졌던 이유중의 하나가 바벨과 헬트의 친분도 영향을 끼쳤을 수 있으리라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팀의 성적이 점점 더 나락으로 떨어지지만 클럽 수뇌진은 성적이 조금 떨어졌다고 감독을 갈아치는 폐해를 재연하고 싶지 않으며,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올리며 많은 점수를 따놓은 마르쿠스 바벨을 도의적인 차원에서 계속 감독 자리를 유지시킵니다. 그러나 이런 위기 상황에서 바벨은 어떤 방법으로 팀을 다시 자기 궤도에 올려놓아야 할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는 팀훈련 시간을 하루에 두번으로 늘이고, 주장 완장을 히츨스페르거에서 델피에르에게 주며 일종의 분위기 쇄신을 기대했습니다만 그 어떤 것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질 못했습니다. 그리고 팬들의 성화에 결국 바벨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고 그의 퇴임이 발표된 같은 날, 스위스 출신으로 오랫동안 FC 바젤 감독을 지내며 훌륭한 성적을 거둔 크리스티안 그로스를 새로운 감독으로 선보입니다.
2. 크리스티안 그로스
Foto: AP
감독 초보였던 바벨과 달리 그로스는 이미 감독으로 산전수전을 겪은 인물입니다. 비록 그가 주로 활동했던 곳이 변방 리그인 스위스이긴 합니다만 한 팀의 감독으로 근 10년을 지내면서 여러 차례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 것과 특히 젊은 유망주를 발굴해 육성하는데 큰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은 주목해야할 사항입니다. 그는 바젤을 챔피언스 리그로 이끌기도 했으며, 지금 분데스리가에서 크게 활약중인 스위스 출신의 젊은 선수들(페트리치, 라키티치, 데르디욕, 쿠즈마노비치 등)이 그의 손을 거쳤습니다.
그로스는 부임과 동시에 팀을 위기에서 끌고 나오기 위한 일련의 대책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깁니다. 그 첫번째는 선수들에게 멀리 있는 목표가 아닌 단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게 하고 이것에만 집중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로스의 공식적인 첫번째 경기는 챔피언스 리그 조별 마지막 경기였는데 이 결과에 따라 팀의 16강 진출이 결정되었습니다. 그리고 팀은 경기를 쉽게 승리하며 첫번째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두번째로는 선수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고 그 결과에 따라 베스트 일레븐을 정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한번 결정된 주전 11명은 부상이나 결장 등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계속 주전으로 밀고 나갔습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은 바닥에 떨어졌던 자신감을 점점 회복할 수 있었고, 선수들끼리의 팀플레이도 다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세번째로 친구 같은 감독이 아니라 감독으로의 위엄을 강조하며 선수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선수들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흘랩이나 레만 등의 선수들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로스 부임 이후 흘랩은 선발 출장을 걱정하게 되었고, 레만은 더이상 쓸데 없는 행동으로 팀 분위기를 흐리는 일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본인 스스로나 선수들의 말에 따르면 그의 스타일은 매우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으며 세밀하게 팀을 끌고 나가는 것입니다. 아무리 가능성이 낮더라도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미리 대책을 강구하며, 특히 상대팀에 대한 분석이 매우 치밀하다 합니다. 바젤 시절 시즌 개막 경기에 맞붙을 약팀을 분석하기 위해 연습 경기까지 찾아가서 봤다는 일화나 하루에 몇개의 경기 DVD를 보면서 분석을 거듭한다는 코치의 전언 등을 통해서도 이러한 면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심지어 선수들의 동체 시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문가를 초빙해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합니다.
전술적으로 그로스는 그다지 특별한 무엇인가를 보여주지는 않았습니다.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4-4-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하는 전술을 계속 사용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전방으로의 긴 로빙패스도 마다하지 않을만큼, 겉모양새보다는 결과를 중요시 하는 축구를 선보였습니다. 그는 우선적으로 수비를 안정화시키는데 역점을 두었는데, 특히 겨울 휴식기에 팀에 새로 합류한 유벤투스 출신의 크리스티안 몰리나로는 그동안 팀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왼쪽 라인을 안정화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합니다.
시즌 막바지에 그와의 계약을 미리 연장하기 위한 협상이 있었습니다만 본격적인 부분은 일단 다음 겨울로 미루어진 상태입니다. 그로스는 선수 영입과 관련해 자신의 의지가 분명하게 관철되기를 원하고 있으며 그의 재계약 역시 이런 부분이 얼마나 받아들여질 것인가에 따라 달려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최근 샬케로의 이적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호어스트 헬트 문제로 팀이 시끌시끌한 상태인데 헬트의 후임지가 누구이냐에 상관없이 선수 영입과 관련된 그로스의 영향력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3. 포지션별 주요 선수들의 시즌 성적과 전망
1) 골키퍼
. 엔스 레만
일단 공식적으로 선수 생활에서 은퇴를 선언했습니다만 이것이 지켜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본인 스스로는 여전히 선수 생활을 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만.. 다른 한편으로는 조만간 공석이 될 VfB의 단장 자리에 앉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개성이 너무 강한 레만이 VfB의 수뇌진, 특히 이사회장인 훈트와 궁합이 잘 맞을지에 대해서는 많은 팬들이 의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스벤 울라이히
일찌감치 계약을 연장하며 다음 시즌 넘버원의 자리를 보장 받은 상태입니다. 일천한 1부 리그 경험이 약점입니다만 젊고 무엇보다 용기가 돋보이는 선수이기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잘 이겨나갈 것으로 보여집니다.
. 알렉산더 슈톨츠
울라이히의 재계약 이후 그는 팀을 떠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2) 수비수
. 세르다 타스키 (IV)
큰 실수 없이 준수한 모습을 보여었습니다만 여전히 장/단점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수비에 대한 센스는 여전히 훌륭하고, 센스 있는 공격 전개는 그의 장점입니다만 아직 안정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여줄 때가 있으며, 특히 자신이 경기에 나오지 못하면 이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재계약을 맺은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번 여름 팀을 떠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 마티유 델피에르 (IV)
주장으로서 팀의 안정화시키고 단결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큰 목소리를 내세우기다보다는 조용하지만 지속적으로 팀을 이끄는 타입입니다. 부상으로 인해 아주 뛰어난 수비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성실함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여전히 팀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게오리히 니더마이어 (IV)
바이언에서 임대된 상황이었으나 이제는 완전히 이적되었습니다. 후보로서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으며 경기때나 훈련때나 최선을 다하는 이상적인 백업 요원입니다. 헤더 능력이 좋으며 타스키의 미래에 따라 역할이 바뀔 수도 있어 보입니다.
. 칼리드 불라루즈 (IV)
중앙 수비수 순위에서 4번째로 밀려나면서 다른 팀으로의 이적이 예상되었습니다만 오히려 자신을 추스려 훈련에 최선을 다해 시즌 막바지 경기에서 주전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포지션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일지라도 말입니다. 최근 득녀에 성공했으며 – 이와 관련해 그는 매우 좋지 않은 과거가 있습니다. – 팀내에서도 고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월드컵 이후 조건이 맞는다면 다른 팀으로의 이적이 예상됩니다.
. 스테파노 첼로찌 (RV)
미드필드로 위치를 옮긴 트래쉬를 대신해 오른쪽 측면 수비수 자리를 물려 받았습니다. 초반에는 실수도 많고 기대에 못미치는 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직 젊은 선수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만 공격적인 면을 좀 더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리카르도 오소리오 (RV)
이번 시즌 거의 경기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성실하고 풍부한 경험이 있습니다만 그로스는 오소리오보다는 좀 더 젊은 첼로찌쪽을 더 선호했습니다. 이번 여름 계약이 만료되면서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것이 확실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어느 팀으로 이적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 크리스티안 몰리나로 (LV)
지난 겨울 유일하게 팀에 합류한 선수이며, 자신의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수행했습니다. 원래는 임대였으나 지금은 완전 이적에 성공해 새 시즌에도 슈투트가르트에서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준수한 스피드에 대인 방어 능력이 좋으며 수비에 대한 센스가 매우 좋습니다. 공격적인 스타일아 아니라 오버래핑이 많은 선수는 아닙니다만 가끔 훌륭한 크로스를 성공시키는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 아르투어 보카 (LV)
팀이 어려운 시절 유일하게 준수한 플레이를 보여주던 몇 안되는 선수중 하나였습니다만 어깨 탈골 부상으로 이후 오랫동안 경기에 출장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주전 자리를 몰리나로에게 빼앗겼으며 앞으로 다시 찾을 가능성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새 시즌에 이적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어쩌면 왼쪽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바꾸는 쪽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미드필더
. 사미 케디라 (ZM)
히츨스페르거의 이적 이후 델피에르와 함께 실질적으로 팀을 이끌어 나간 장본인입니다. 후반기에는 주로 크리스티안 트래쉬와 콤비를 이루며 미드필드 중앙을 담당해 매우 훌륭한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타고난 리더쉽을 바탕으로 넓은 활동량을 보여주며 공격과 수비에 모두 큰 역할을 기여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벌써 스카우터들의 눈에 띄고 있어 새 시즌에도 팀에 잔류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본인 스스로는 다음 시즌도 VfB에 있겠다 말하고 있지만 만약 이 말을 지키려면 먼저 재계약부터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따라서 많은 팬들은 이번 여름 케디라의 이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크리스티안 트래쉬 (ZM)
사실 본래의 포지션은 오른쪽 풀백이었습니다만 케디라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어 미드필더로 소개합니다. 트래쉬와 연관된 키워드는 성실, 투지, 근성 그리고 겸손 등 으로 요약됩니다. 아마 이번 시즌 팬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던 선수중 하나일 것이며 앞으로 가장 발전이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비록 아쉽게 월드컵에 나가지는 못했습니다만 다음에 또 좋은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 즈드라프코 쿠즈마노비치 (ZM)
위기의 전반기때 트래쉬와 더불어 막장이었던 팀을 그나마 끌고 나갔던 선수였으나 후반기에서는 주전으로 나설 기회가 많지 않으면서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8 mio라는, VfB로서는 어마어마한 이적료를 내며 데려온 선수이나 아직 몸값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영 신통치 않았던 프리킥 찬스를 득점으로 이을 수 있는 팀내 유일한 선수입니다. 거의 비슷한 스타일의 케디라와 차이가 있다면 바로 이런 셋피스 상황에서의 능력이겠죠. 이번 월드컵을 통해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는데 오히려 결정적인 두번의 실수로 팀의 조기 탈락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그저 새 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랄 뿐입니다.
. 티모 겝하르트 (RM)
결과만 따지고 보자면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좀 더 높은 수준의 플레이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상황 판단이나 전술적 이해도가 여전히 떨어지며 특히 시야가 너무 좁아 번번이 좋은 기회를 날려 먹어 팬들 사이에서 공적 리스트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놓은 상태입니다. 그렇지만 그로스는 그의 가능성을 그래도 좋게 보았는지 다른 젊은 선수들보다 훨씬 더 그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새 시즌에는 부디 그 결실을 맺기를 바랄 뿐입니다. 평소에는 좀 양아치 같은 스타일이지만 사실은 자선 활동에도 매우 적극적이라 합니다.
. 알렉산드르 흘랩 (LM)
아마 이번 시즌 최고의 실망이라 말해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는 팬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고메즈의 이적료중 상당 부분이 그의 연봉과 임대료로 쓰였으며, '돌아온 스타'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말도 못할 정도로 컸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결과적으로 VfB는 거액의 돈을 하늘에 날린 셈입니다. 그러나 그 책임은 그를 임대했던 클럽에 있다기 보다는 흘랩 자신에게 있다고 봅니다. 그는 너무 변해버렸고 그러한 그의 모습에 팬들은 실망을 넘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가져야 했습니다. 앞으로 그가 어떤 팀에서 뛸 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제는 거의 없어진 옛정을 한껏 끌어 모아 행운을 빌고 싶습니다.
. 로베르트 힐베어트 (RM)
결국 힐베어트는 마이스터 시즌에 보여줬던 놀라운 플레이를 다시 보여주는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체력과 스피드 그리고 예의 파이팅은 변함이 없습니다만 테크닉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며 결국은 한정된 역할만 맡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베식타스에서의 새로운 출발이 성공적이길 진심으로 빕니다.
. 세바스티안 루디 (MA)
지난 시즌 많은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였습니다만 전반기에는 뒤숭숭한 분위기때문에 경기에 나올 기회가 적었고 후반기에는 부상으로 거의 경기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로스는 직접적으로 그에 대한 소감을 밝힌 적이 없습니다만 적어도 아직 주전감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루디는 자신의 재능에 대해 굳은 믿음을 가지고 연습때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받게 될 것입니다. 새 시즌에서는 더 나아진 모습을 기대합니다.
4) 공격수
. 카카우 (FW)
지난 시즌 카카우의 활약은 팀의 성적과 거의 선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저하로 좀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던 전반기와는 달리 후반기에서는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들을 한껏 보여주며 팀의 부활에 결정적인 기여를 합니다. 그리고 이는 그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던 팀수뇌부의 마음을 바꾸어 결국에는 재협상을 거쳐 팀에 잔류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팬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중의 하나이며 특히 팀에 대한 충성도는 그 누구보다 높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치프리안 마리카 (FW)
이번 시즌 팬들을 가장 놀라게 만들었던 선수를 꼽으라면 아마 마리카의 이름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 누구도 그가 득점력 있는 공격수로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믿지 않았고 그저 어느 팀이던 빨리 데려가주길 바랬더랬습니다. 그러나 마리카는 그로스의 부임과 함께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지난 두 시즌을 합쳤던 것보다 많은 골을 성공시킵니다. 이를 통해 그는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고 공격에서 매우 위협적인 선수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여전히 그의 실력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는 팬들의 수는 적지 않아 보입니다만 새 시즌에서는 좀 더 많은 골을 넣어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 파벨 포그레브냑 (FW)
고메즈의 후임으로 영입되었으나 VfB의 고메즈가 아닌 바이언의 고메즈 수준의 모습만 보여주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많이 그리고 열심히 뛰었습니다만 공격수 최대의 미덕인 득점에서는 결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후반기에 들어서는 체력적인 문제까지 나타나며 주전 경쟁에서도 밀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거의 휴식없이 작년 초부터 경기에 나서야 했던 그의 상황을 감안하면 이는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골문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그의 골결정력은 앞으로 많은 향상이 요구되는 부분입니다.
.율리안 쉬버 (FW)
모든 공격진이 너무나 부진했던 전반기에 주전으로 나설만큼 대안이 없던 시기에 간간히 골을 성공시키며 출전 기회를 잡았으나 후반기에 들어서는 교체 이외에는 거의 기회를 잡지 못합니다. 체격 조건 등은 좋습니다만 왼발잡이인 그에게 오른발은 그저 서있기 위해 사용한다는 점이 그의 활용도를 떨어뜨리게 만들었습니다. 새 시즌은 뉘른베르크에 임대되어 실전 경험을 쌓게 됩니다.
4. 다음 시즌 전망
VfB는 이미 세 명의 새로운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마크 치글러 (TW)
크리스티안 겐트너 (MA)
마르틴 하닉 (OA)
이중 치글러와 겐트너는 이미 VfB에서 선수로 뛴 바 있습니다. 특히 겐트너는 형제 모두가 VfB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기도 합니다. 치글러는 리그 경험이 적은 울라이히를 도와 백업 골키퍼의 역할을 맡게 될 것이 분명하지만 겐트너는 아직 확실한 포지션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스스로는 중앙의 포지션을 맡고 싶어하지만 이러한 그의 소망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케디라, 쿠즈마노비치 그리고 트래쉬의 벽을 먼저 뛰어 넘어야 합니다. 그러나 볼프스부르크에서 좋은 발전을 이룬만큼 팀에 많은 기여를 해주길 바랍니다. 오스트리아의 대표 공격수중 하나인 하닉은 지난 시즌 뒤셀도르프 소속으로 2부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현재로선 주전 경쟁에 있어 좋은 카드를 가지고 있다고 보여지지는 않습니다만 스스로 1부 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증명해내야만 할 것입니다.
크리스티안 그로스는 앞으로 두 명의 빠른 측면 공격수/공격형 미드필더를 영입하길 요구하고 있습니다만 클럽 수뇌진은 이적 수입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호어스트 헬트의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VfB가 원하는 영입을 이룰 수 있을지는 지금으로선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월드컵 이후 여러 명문팀들의 제안을 받고 있는 케디라와 타스키의 향방에 따라 VfB는 이적시장에서 좋은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헬트와 관련된 문제부터 해결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새 시즌에서 VfB에 기대를 하는 것은 지난 몇시즌동안 보았던 전반기의 부진을 반복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팬들은 감독이 다름아닌 그로스라는 이유로 이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팬들은 그로스를 마가트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제대로 된 감독이라 말할 정도입니다. 흘랩이 빠지며 팀내에 이름 있는 스타가 없어 보입니다만 어쩌면 VfB에서 가장 빛나는 별은 크리스티안 그로스가 아닐까 합니다.
5. 기타 잡설
1)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의 축구 전용 구장 개조 공사는 계획대로 진행중입니다. 이번 시즌에는 새로 지어진 운터튀르크하이머 커브에 홈팬과 원정팬이 함께 하게 됩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VfB 팬의 본거지인 칸슈타터 커브는 이미 완전히 해체되었고 조만간 기초 공사를 시작으로 개축 공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2) VfB는 프랑스 출신의 로렁 하기스트를 새로운 체력 코치로 영입했습니다. 그는 크리스티안 코로지예와 함께 선수들의 개별적인 체력 훈련과 회복 훈련을 돕게 됩니다. 하기스트는 이미 바젤에서 그로스와 함께 일한 적이 있습니다.
3) 금요일까지 스위스의 상 모리츠에서 전지 훈련을 가졌던 VfB는 일단 슈투트가르트로 돌아왔다가 7월 7일부터 14일까지 도나우에슁겐에서 본격적인 체력 훈련에 들어갑니다.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에서 열리는 Uhrencup이라는 미니 토너먼트 대회에 참여합니다. 이 대회에는 스위스의 영보이 베른, 스페인의 데포르티보 라 코르냐, 네덜란드의 트웬테 엔쉐데 등의 팀이 참가합니다.
2009년 11월말.. 보훔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VfB의 리그 순위는 강등권인 16위였습니다. 이 경기는 실망스러운 무승부로 끝나고 이에 분노한 팬들은 클럽 수뇌진에게 대책 강구를 요구하며 물리적인 실력 행사에 나섰고 결국에는 감독인 마르쿠스 바벨이 경질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후반기 보훔과 다시 경기를 벌일 때 VfB의 순위는 6위였고 유로파 리그에 참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였습니다. 이미 전반기 리뷰를 통해 위기의 원인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최근에 이루어진 축구 전문지 11Freunde와 토마스 히츨스페르거의 인터뷰와 호어스트 헬트와 관련된 사태를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해 좀 더 많은 부분들이 드러났기에 이에 대한 이야기부터 간단히 해보겠습니다.
1. 강등권 추락의 위기
2008/09 시즌 VfB는 감독인 마르쿠스 바벨과 함께 챔피언스 리그 진출이 가능한 순위에 도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여름 휴식기가 끝나면서 챔피언스 리그의 조별 단계에 진출하기 위한 플레이오프 경기가 다가오면서 마르쿠스 바벨의 머리는 복잡해집니다. 그는 팀을 떠난 마리오 고메즈를 대신할 공격진을 구성해야 하는 과제와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감독 자격증을 위한 교육을 꾸준하게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는 리그, 챔피언스 리그 그리고 DFB 포칼의 세 마리의 토끼를 쫓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고 판단했으며, 새로 팀에 합류한 포그레브냑, 흘랩 그리고 쿠즈마노비치가 팀에 제대로 융화되기도 전에 본격적으로 로테이션을 도입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이제까지 주전이었던 선수들은 자신의 컨디션과는 무관하게 갑작스럽게 경기게 나가지 못하게 되었는데 이에 대해 바벨은 선수들이 납득할만한 설명을 해내지 못합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은 자신의 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게 되고 이는 결국 선수들 각자가 팀보다는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여기에 새로 영입한 선수들과의 팀 적응 문제까지 추가됩니다. 특히 명문 바르셀로나에서 갑작스럽게 시골 클럽으로 이적한 흘랩은 팬들의 높은 기대에 대해 스스로 성적에 대한 부담이 많았을 것이라는 점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다른 선수들에 대해 매우 오만한 태도를 보여주며 선수들 사이에 갈등을 초래합니다. 어느 경기에서던가는 교체되어 나온 후 팀주치의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팀내에 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바벨은 이런 팀내 갈등 상황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합니다. 계속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부담만 컸지 자기 코앞에서 팀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죠. 그리고 단장인 호어스트 헬트 역시 이에 대해 크게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바벨과 헬트는 매우 친한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는데, 팀 전체가 깊은 수렁에 빠져 있는 상황에 두 사람은 공히 팀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해결한 방법이 무엇인지를 전혀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즉, 팀 위기의 첫번째 책임은 이 두 사람에게 있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닙니다. 그리고 마르쿠스 바벨의 해임이 계속 미루어졌던 이유중의 하나가 바벨과 헬트의 친분도 영향을 끼쳤을 수 있으리라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팀의 성적이 점점 더 나락으로 떨어지지만 클럽 수뇌진은 성적이 조금 떨어졌다고 감독을 갈아치는 폐해를 재연하고 싶지 않으며,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올리며 많은 점수를 따놓은 마르쿠스 바벨을 도의적인 차원에서 계속 감독 자리를 유지시킵니다. 그러나 이런 위기 상황에서 바벨은 어떤 방법으로 팀을 다시 자기 궤도에 올려놓아야 할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는 팀훈련 시간을 하루에 두번으로 늘이고, 주장 완장을 히츨스페르거에서 델피에르에게 주며 일종의 분위기 쇄신을 기대했습니다만 그 어떤 것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질 못했습니다. 그리고 팬들의 성화에 결국 바벨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고 그의 퇴임이 발표된 같은 날, 스위스 출신으로 오랫동안 FC 바젤 감독을 지내며 훌륭한 성적을 거둔 크리스티안 그로스를 새로운 감독으로 선보입니다.
2. 크리스티안 그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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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초보였던 바벨과 달리 그로스는 이미 감독으로 산전수전을 겪은 인물입니다. 비록 그가 주로 활동했던 곳이 변방 리그인 스위스이긴 합니다만 한 팀의 감독으로 근 10년을 지내면서 여러 차례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 것과 특히 젊은 유망주를 발굴해 육성하는데 큰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은 주목해야할 사항입니다. 그는 바젤을 챔피언스 리그로 이끌기도 했으며, 지금 분데스리가에서 크게 활약중인 스위스 출신의 젊은 선수들(페트리치, 라키티치, 데르디욕, 쿠즈마노비치 등)이 그의 손을 거쳤습니다.
그로스는 부임과 동시에 팀을 위기에서 끌고 나오기 위한 일련의 대책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깁니다. 그 첫번째는 선수들에게 멀리 있는 목표가 아닌 단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게 하고 이것에만 집중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로스의 공식적인 첫번째 경기는 챔피언스 리그 조별 마지막 경기였는데 이 결과에 따라 팀의 16강 진출이 결정되었습니다. 그리고 팀은 경기를 쉽게 승리하며 첫번째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두번째로는 선수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고 그 결과에 따라 베스트 일레븐을 정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한번 결정된 주전 11명은 부상이나 결장 등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계속 주전으로 밀고 나갔습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은 바닥에 떨어졌던 자신감을 점점 회복할 수 있었고, 선수들끼리의 팀플레이도 다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세번째로 친구 같은 감독이 아니라 감독으로의 위엄을 강조하며 선수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선수들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흘랩이나 레만 등의 선수들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로스 부임 이후 흘랩은 선발 출장을 걱정하게 되었고, 레만은 더이상 쓸데 없는 행동으로 팀 분위기를 흐리는 일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본인 스스로나 선수들의 말에 따르면 그의 스타일은 매우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으며 세밀하게 팀을 끌고 나가는 것입니다. 아무리 가능성이 낮더라도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미리 대책을 강구하며, 특히 상대팀에 대한 분석이 매우 치밀하다 합니다. 바젤 시절 시즌 개막 경기에 맞붙을 약팀을 분석하기 위해 연습 경기까지 찾아가서 봤다는 일화나 하루에 몇개의 경기 DVD를 보면서 분석을 거듭한다는 코치의 전언 등을 통해서도 이러한 면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심지어 선수들의 동체 시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문가를 초빙해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합니다.
전술적으로 그로스는 그다지 특별한 무엇인가를 보여주지는 않았습니다.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4-4-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하는 전술을 계속 사용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전방으로의 긴 로빙패스도 마다하지 않을만큼, 겉모양새보다는 결과를 중요시 하는 축구를 선보였습니다. 그는 우선적으로 수비를 안정화시키는데 역점을 두었는데, 특히 겨울 휴식기에 팀에 새로 합류한 유벤투스 출신의 크리스티안 몰리나로는 그동안 팀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왼쪽 라인을 안정화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합니다.
시즌 막바지에 그와의 계약을 미리 연장하기 위한 협상이 있었습니다만 본격적인 부분은 일단 다음 겨울로 미루어진 상태입니다. 그로스는 선수 영입과 관련해 자신의 의지가 분명하게 관철되기를 원하고 있으며 그의 재계약 역시 이런 부분이 얼마나 받아들여질 것인가에 따라 달려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최근 샬케로의 이적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호어스트 헬트 문제로 팀이 시끌시끌한 상태인데 헬트의 후임지가 누구이냐에 상관없이 선수 영입과 관련된 그로스의 영향력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3. 포지션별 주요 선수들의 시즌 성적과 전망
1) 골키퍼
. 엔스 레만
일단 공식적으로 선수 생활에서 은퇴를 선언했습니다만 이것이 지켜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본인 스스로는 여전히 선수 생활을 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만.. 다른 한편으로는 조만간 공석이 될 VfB의 단장 자리에 앉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개성이 너무 강한 레만이 VfB의 수뇌진, 특히 이사회장인 훈트와 궁합이 잘 맞을지에 대해서는 많은 팬들이 의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스벤 울라이히
일찌감치 계약을 연장하며 다음 시즌 넘버원의 자리를 보장 받은 상태입니다. 일천한 1부 리그 경험이 약점입니다만 젊고 무엇보다 용기가 돋보이는 선수이기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잘 이겨나갈 것으로 보여집니다.
. 알렉산더 슈톨츠
울라이히의 재계약 이후 그는 팀을 떠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2) 수비수
. 세르다 타스키 (IV)
큰 실수 없이 준수한 모습을 보여었습니다만 여전히 장/단점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수비에 대한 센스는 여전히 훌륭하고, 센스 있는 공격 전개는 그의 장점입니다만 아직 안정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여줄 때가 있으며, 특히 자신이 경기에 나오지 못하면 이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재계약을 맺은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번 여름 팀을 떠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 마티유 델피에르 (IV)
주장으로서 팀의 안정화시키고 단결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큰 목소리를 내세우기다보다는 조용하지만 지속적으로 팀을 이끄는 타입입니다. 부상으로 인해 아주 뛰어난 수비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성실함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여전히 팀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게오리히 니더마이어 (IV)
바이언에서 임대된 상황이었으나 이제는 완전히 이적되었습니다. 후보로서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으며 경기때나 훈련때나 최선을 다하는 이상적인 백업 요원입니다. 헤더 능력이 좋으며 타스키의 미래에 따라 역할이 바뀔 수도 있어 보입니다.
. 칼리드 불라루즈 (IV)
중앙 수비수 순위에서 4번째로 밀려나면서 다른 팀으로의 이적이 예상되었습니다만 오히려 자신을 추스려 훈련에 최선을 다해 시즌 막바지 경기에서 주전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포지션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일지라도 말입니다. 최근 득녀에 성공했으며 – 이와 관련해 그는 매우 좋지 않은 과거가 있습니다. – 팀내에서도 고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월드컵 이후 조건이 맞는다면 다른 팀으로의 이적이 예상됩니다.
. 스테파노 첼로찌 (RV)
미드필드로 위치를 옮긴 트래쉬를 대신해 오른쪽 측면 수비수 자리를 물려 받았습니다. 초반에는 실수도 많고 기대에 못미치는 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직 젊은 선수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만 공격적인 면을 좀 더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리카르도 오소리오 (RV)
이번 시즌 거의 경기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성실하고 풍부한 경험이 있습니다만 그로스는 오소리오보다는 좀 더 젊은 첼로찌쪽을 더 선호했습니다. 이번 여름 계약이 만료되면서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것이 확실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어느 팀으로 이적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 크리스티안 몰리나로 (LV)
지난 겨울 유일하게 팀에 합류한 선수이며, 자신의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수행했습니다. 원래는 임대였으나 지금은 완전 이적에 성공해 새 시즌에도 슈투트가르트에서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준수한 스피드에 대인 방어 능력이 좋으며 수비에 대한 센스가 매우 좋습니다. 공격적인 스타일아 아니라 오버래핑이 많은 선수는 아닙니다만 가끔 훌륭한 크로스를 성공시키는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 아르투어 보카 (LV)
팀이 어려운 시절 유일하게 준수한 플레이를 보여주던 몇 안되는 선수중 하나였습니다만 어깨 탈골 부상으로 이후 오랫동안 경기에 출장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주전 자리를 몰리나로에게 빼앗겼으며 앞으로 다시 찾을 가능성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새 시즌에 이적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어쩌면 왼쪽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바꾸는 쪽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미드필더
. 사미 케디라 (ZM)
히츨스페르거의 이적 이후 델피에르와 함께 실질적으로 팀을 이끌어 나간 장본인입니다. 후반기에는 주로 크리스티안 트래쉬와 콤비를 이루며 미드필드 중앙을 담당해 매우 훌륭한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타고난 리더쉽을 바탕으로 넓은 활동량을 보여주며 공격과 수비에 모두 큰 역할을 기여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벌써 스카우터들의 눈에 띄고 있어 새 시즌에도 팀에 잔류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본인 스스로는 다음 시즌도 VfB에 있겠다 말하고 있지만 만약 이 말을 지키려면 먼저 재계약부터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따라서 많은 팬들은 이번 여름 케디라의 이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크리스티안 트래쉬 (ZM)
사실 본래의 포지션은 오른쪽 풀백이었습니다만 케디라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어 미드필더로 소개합니다. 트래쉬와 연관된 키워드는 성실, 투지, 근성 그리고 겸손 등 으로 요약됩니다. 아마 이번 시즌 팬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던 선수중 하나일 것이며 앞으로 가장 발전이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비록 아쉽게 월드컵에 나가지는 못했습니다만 다음에 또 좋은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 즈드라프코 쿠즈마노비치 (ZM)
위기의 전반기때 트래쉬와 더불어 막장이었던 팀을 그나마 끌고 나갔던 선수였으나 후반기에서는 주전으로 나설 기회가 많지 않으면서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8 mio라는, VfB로서는 어마어마한 이적료를 내며 데려온 선수이나 아직 몸값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영 신통치 않았던 프리킥 찬스를 득점으로 이을 수 있는 팀내 유일한 선수입니다. 거의 비슷한 스타일의 케디라와 차이가 있다면 바로 이런 셋피스 상황에서의 능력이겠죠. 이번 월드컵을 통해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는데 오히려 결정적인 두번의 실수로 팀의 조기 탈락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그저 새 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랄 뿐입니다.
. 티모 겝하르트 (RM)
결과만 따지고 보자면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좀 더 높은 수준의 플레이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상황 판단이나 전술적 이해도가 여전히 떨어지며 특히 시야가 너무 좁아 번번이 좋은 기회를 날려 먹어 팬들 사이에서 공적 리스트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놓은 상태입니다. 그렇지만 그로스는 그의 가능성을 그래도 좋게 보았는지 다른 젊은 선수들보다 훨씬 더 그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새 시즌에는 부디 그 결실을 맺기를 바랄 뿐입니다. 평소에는 좀 양아치 같은 스타일이지만 사실은 자선 활동에도 매우 적극적이라 합니다.
. 알렉산드르 흘랩 (LM)
아마 이번 시즌 최고의 실망이라 말해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는 팬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고메즈의 이적료중 상당 부분이 그의 연봉과 임대료로 쓰였으며, '돌아온 스타'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말도 못할 정도로 컸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결과적으로 VfB는 거액의 돈을 하늘에 날린 셈입니다. 그러나 그 책임은 그를 임대했던 클럽에 있다기 보다는 흘랩 자신에게 있다고 봅니다. 그는 너무 변해버렸고 그러한 그의 모습에 팬들은 실망을 넘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가져야 했습니다. 앞으로 그가 어떤 팀에서 뛸 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제는 거의 없어진 옛정을 한껏 끌어 모아 행운을 빌고 싶습니다.
. 로베르트 힐베어트 (RM)
결국 힐베어트는 마이스터 시즌에 보여줬던 놀라운 플레이를 다시 보여주는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체력과 스피드 그리고 예의 파이팅은 변함이 없습니다만 테크닉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며 결국은 한정된 역할만 맡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베식타스에서의 새로운 출발이 성공적이길 진심으로 빕니다.
. 세바스티안 루디 (MA)
지난 시즌 많은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였습니다만 전반기에는 뒤숭숭한 분위기때문에 경기에 나올 기회가 적었고 후반기에는 부상으로 거의 경기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로스는 직접적으로 그에 대한 소감을 밝힌 적이 없습니다만 적어도 아직 주전감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루디는 자신의 재능에 대해 굳은 믿음을 가지고 연습때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받게 될 것입니다. 새 시즌에서는 더 나아진 모습을 기대합니다.
4) 공격수
. 카카우 (FW)
지난 시즌 카카우의 활약은 팀의 성적과 거의 선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저하로 좀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던 전반기와는 달리 후반기에서는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들을 한껏 보여주며 팀의 부활에 결정적인 기여를 합니다. 그리고 이는 그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던 팀수뇌부의 마음을 바꾸어 결국에는 재협상을 거쳐 팀에 잔류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팬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중의 하나이며 특히 팀에 대한 충성도는 그 누구보다 높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치프리안 마리카 (FW)
이번 시즌 팬들을 가장 놀라게 만들었던 선수를 꼽으라면 아마 마리카의 이름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 누구도 그가 득점력 있는 공격수로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믿지 않았고 그저 어느 팀이던 빨리 데려가주길 바랬더랬습니다. 그러나 마리카는 그로스의 부임과 함께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지난 두 시즌을 합쳤던 것보다 많은 골을 성공시킵니다. 이를 통해 그는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고 공격에서 매우 위협적인 선수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여전히 그의 실력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는 팬들의 수는 적지 않아 보입니다만 새 시즌에서는 좀 더 많은 골을 넣어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 파벨 포그레브냑 (FW)
고메즈의 후임으로 영입되었으나 VfB의 고메즈가 아닌 바이언의 고메즈 수준의 모습만 보여주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많이 그리고 열심히 뛰었습니다만 공격수 최대의 미덕인 득점에서는 결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후반기에 들어서는 체력적인 문제까지 나타나며 주전 경쟁에서도 밀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거의 휴식없이 작년 초부터 경기에 나서야 했던 그의 상황을 감안하면 이는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골문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그의 골결정력은 앞으로 많은 향상이 요구되는 부분입니다.
.율리안 쉬버 (FW)
모든 공격진이 너무나 부진했던 전반기에 주전으로 나설만큼 대안이 없던 시기에 간간히 골을 성공시키며 출전 기회를 잡았으나 후반기에 들어서는 교체 이외에는 거의 기회를 잡지 못합니다. 체격 조건 등은 좋습니다만 왼발잡이인 그에게 오른발은 그저 서있기 위해 사용한다는 점이 그의 활용도를 떨어뜨리게 만들었습니다. 새 시즌은 뉘른베르크에 임대되어 실전 경험을 쌓게 됩니다.
4. 다음 시즌 전망
VfB는 이미 세 명의 새로운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마크 치글러 (TW)
크리스티안 겐트너 (MA)
마르틴 하닉 (OA)
이중 치글러와 겐트너는 이미 VfB에서 선수로 뛴 바 있습니다. 특히 겐트너는 형제 모두가 VfB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기도 합니다. 치글러는 리그 경험이 적은 울라이히를 도와 백업 골키퍼의 역할을 맡게 될 것이 분명하지만 겐트너는 아직 확실한 포지션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스스로는 중앙의 포지션을 맡고 싶어하지만 이러한 그의 소망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케디라, 쿠즈마노비치 그리고 트래쉬의 벽을 먼저 뛰어 넘어야 합니다. 그러나 볼프스부르크에서 좋은 발전을 이룬만큼 팀에 많은 기여를 해주길 바랍니다. 오스트리아의 대표 공격수중 하나인 하닉은 지난 시즌 뒤셀도르프 소속으로 2부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현재로선 주전 경쟁에 있어 좋은 카드를 가지고 있다고 보여지지는 않습니다만 스스로 1부 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증명해내야만 할 것입니다.
크리스티안 그로스는 앞으로 두 명의 빠른 측면 공격수/공격형 미드필더를 영입하길 요구하고 있습니다만 클럽 수뇌진은 이적 수입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호어스트 헬트의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VfB가 원하는 영입을 이룰 수 있을지는 지금으로선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월드컵 이후 여러 명문팀들의 제안을 받고 있는 케디라와 타스키의 향방에 따라 VfB는 이적시장에서 좋은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헬트와 관련된 문제부터 해결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새 시즌에서 VfB에 기대를 하는 것은 지난 몇시즌동안 보았던 전반기의 부진을 반복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팬들은 감독이 다름아닌 그로스라는 이유로 이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팬들은 그로스를 마가트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제대로 된 감독이라 말할 정도입니다. 흘랩이 빠지며 팀내에 이름 있는 스타가 없어 보입니다만 어쩌면 VfB에서 가장 빛나는 별은 크리스티안 그로스가 아닐까 합니다.
5. 기타 잡설
1)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의 축구 전용 구장 개조 공사는 계획대로 진행중입니다. 이번 시즌에는 새로 지어진 운터튀르크하이머 커브에 홈팬과 원정팬이 함께 하게 됩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VfB 팬의 본거지인 칸슈타터 커브는 이미 완전히 해체되었고 조만간 기초 공사를 시작으로 개축 공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2) VfB는 프랑스 출신의 로렁 하기스트를 새로운 체력 코치로 영입했습니다. 그는 크리스티안 코로지예와 함께 선수들의 개별적인 체력 훈련과 회복 훈련을 돕게 됩니다. 하기스트는 이미 바젤에서 그로스와 함께 일한 적이 있습니다.
3) 금요일까지 스위스의 상 모리츠에서 전지 훈련을 가졌던 VfB는 일단 슈투트가르트로 돌아왔다가 7월 7일부터 14일까지 도나우에슁겐에서 본격적인 체력 훈련에 들어갑니다.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에서 열리는 Uhrencup이라는 미니 토너먼트 대회에 참여합니다. 이 대회에는 스위스의 영보이 베른, 스페인의 데포르티보 라 코르냐, 네덜란드의 트웬테 엔쉐데 등의 팀이 참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