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번역한 독일 핸드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중인 윤경신 선수에 대한 기사입니다.
원래 '후추'에 올렸던 것을 조금 손봐서 이곳에도 올려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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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실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골게터
"그는 아주 똑똑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다. 경기장 안에서는 완벽한 팀플레이어이며, 그를 중심으로 우리 팀이 완전한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 그에 대해서라면 그저 칭찬하는 말 밖에 안나온다."
HSV 함부르크의 감독인 마틴 슈발브는 Sport1.de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팀에서 뛰고 있는 윤경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어떤 선수이던 그의 감독의 입을 통해 듣기를 원하는 말들을 말이다.

지난 여름 슈발브는 VfL 굼머스바흐에서 엄청난 슈팅능력을 가진 윤경신을 함부르크로 데려왔다. 윤경신은 그의 이적에 대해서 부끄러워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십년동안 전통의 팀인 굼머스바흐에서 뛰었으나 팀의 우승은 그와는 인연이 없었다.

"함부르크로 이적한 것은 최고의 결단이었다"
2001년 세계 최우수 핸드볼 선수이기도 했던 그는 이번 06/07 시즌동안 함부르크에서 거의 두 개의 타이틀을 손에 쥐을 수도 있었다. 아쉽게도 마지막에는 '단지' 유럽 컵위너스컵 우승의 타이틀과 분데스리가 2위의 자리만 차지할 수 있었지만 말이다. "함부르크로 이적하기로 한 결정은 내 캐리어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다" 라고 윤선수는 말한다.
함부르크의 수뇌진은 2.04미터의 공격수를 영입한 것에 대해서 스스로 자축해도 무방할 정도다. "우리에게도 (그를 이적시키기로 한 것은) 아주 훌륭한 결정이었다. 결과가 말해주지 않는가. 그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 정말 기쁘다." 슈발브의 말이다.

7번째 득점왕을 이룩한 윤선수
전 시즌에 10위였던 함부르크 팀이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던 것에 대해 33살의 윤선수가 차지하는 부분은 통계수치가 잘 말해준다. 분데스리가에서만 236개의 골을 성공시켜 다른 모든 골게터들을 제치고 윤선수는 본인에게는 7번째인 시즌 득점왕 타이틀을 따냈다.
여기에 이제까지 총 2719 골을 분데스리가에서 넣어 이번 시즌동안에 그동안 영원한 골게터 리스트의 1위였던 요헨 프랏츠(2660골)을 추월했다.

(고개를) 끄덕이는 "닉"
물론 여기까지 오는 데에는 길고 긴 길을 걸어야 했다. 1996년 굼머스바흐에 입단한 한국인 윤경신은 예상했던대로 언어와의 문제와 싸워야 했다.
윤선수는 경기중 작전 시간에 감독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예의상 언제나 성의있게 고개를 끄덕였다(nicken은 독일어로 (고개를) 끄덕인다는 뜻입니다-역자 주). 그래서 그의 전 감독이었던 하이너 브란트(현재 독일 남자 국가대표팀의 감독-역자 주)는 윤선수에게 'Nick'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
그러나 그밖에도 심한 몸싸움이 강조되는 유럽식의 경기방식에 익숙해지는데도 '닉'의 문제는 있었다. 그가 너무 말랐다고 판단한 당시 팀의 수뇌진은 그에게 추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주문하기도 했다.
현재 윤선수는 당시보다 체중을 20파운드 늘려 이제는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105킬로그램의 소유자가 되었다.

'충실한' 골게터
하지만 분데스리가에서 11번째로 키가 큰 한국인 윤경신의 골앞에서의 위협은 처음 굼머스바흐 입단 당시 모자란 체중으로 인해 금방 부러질 것 같은 그의 이미지와는 달리 분데스리가 경력의 처음부터 막강했다. 분데스리가 데뷔 첫해인 1996년부터 2002년까지 윤경신은 6번 연속으로 시즌 득점왕에 올랐고, 그동안 유럽의 많은 명문 클럽들이 그를 영입하려 애를 썼다.
그러나 자타가 공인하는 명문 구단인 키일이나 바르셀로나에서의 파격적인 이적 제안을 그는 거부했다. 그의 이름인 '경신'의 뜻 그대로 '충실히 신뢰를 지킨 것'이다.
그리고 10년동안의 충실한 굼머스바흐에서의 생활을 접고 함부르크로 이적한 것이다. 그의 감독인 슈발브는 33살의 윤선수가 자기 팀에 있음을 기쁘게 생각하며 "윤경신이 우리 팀에서도 오랫동안 뛰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의 이름 뜻대로 말이다.

로베르트 프라이베르크 / Sport1.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