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비교적 뻔한 결과가 보임에도) 꽤나 열이 올라있던 대선이 예상대로 끝났습니다.
멀리 있어 투표도 못하고 내심 바랬던 '기적'은 역시나 안일어났습니다만 이젠 쓸데없는 희망을 가질 일이 없을 것 같아 오히려 홀가분하기도 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수에 의해 선출되는 정치인들의 수준은 결국 그들을 뽑은 사람들의 수준과 그리 다르지 않는 것 같다는 나름대로의 가설이 이번에도 잘 맞는 기분입니다.
무엇이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겠지만 비교적 보편적 가치라고 여겨지는 양심이라던가 관용 같은 것들의 가치가 (지금도 많이 퇴색했습니다만) 앞으로는 더욱 땅에 떨어질 듯하여 아쉬울 뿐입니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돈을 벌어 질탕하게 쓰는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보다 어렵거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어 함께 끌고 당기며 앞으로 나가며 잘 사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한국 사회는 좀 더 많이 각박해지고 이기적인 곳으로 바뀌어 있는 모양입니다.
건전한 상식과 논리가 통용되는 사회로 가기 위해 우리는 이제 좀 더 먼 길을 돌아서 가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말고 묵묵히 목표를 향해 걸어갈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