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ngina

Geschmacksache 2004. 10. 2. 06:30 posted by srv


Orangina는

이런 저런 마실 것을 좋아하는 내가

그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청량음료.이다.

프랑스 출신의 이 음료는

겉보기에는 코카콜라사의 Fanta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의 맛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독일사람들이 보통 잘 마시는 Orangeschorle(오렌지쥬스+미네럴워터)에

좀 더 상큼한 과즙의 맛이 더해졌다고나 할까... (실제로는 오렌지에서 추출한 기름이 들어간단다)

어쨌거나 매우 독특하면서도 잊기 힘든 맛이다.

꽤나 오랜 독일 생활동안 한번도 마셔본 적이 없다가

약 1년반 전 처음 마셔본 이후 지금까지

Orangina는 내게 Numero Uno이다.

대부분의 청량음료들이 의례 그렇긴 하지만

Orangina가 가지는 중독성.은 상당히 심각한 것이어서

앉은 자리에서 홀짝 거리면서 마시다 보면

어느새 1리터짜리 한병은 우습기만 하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이 음료수가 물처럼 벌컥벌컥 마시기에는 좀 비싸기 때문에

아주 야금야금 아껴서 마신다.

냉장고에 넣어놨던 Orangina의 양이 좀 줄었길래

아내에게 '네가 좀 마셨냐?'라고 물어봤다가

부부간의 의가 상할 뻔 하기도 했다.... 면 대략 설명이 될까.

habitat에서 산 Oragina 전용컵은

전용컵인 관계로 거의 언제나 Orangina만을 마실 때 사용한다.

찬주의 탄생과 더불어 거의 정신이 없던 시기

잠시동안 다용도 물컵으로 전용된 적이 있었는데

잘못해서 두 개 중 하나를 깨뜨리신 우리 장모님...

깨졌다고 말씀도 못하시고

컵이 어딨지.하며 두리번 거리며 온집안을 찾는 나를 보시며

꽤나 전전긍긍 하셨다는데...

(내가 아끼는 하나밖에 없던 다른 컵 하나를

실수로 깨신 장모님.. 그 이후 Orangina 컵을 사기 위해

Stuttgart를 샅샅이 뒤졌지만 결국 찾지 못하여,

한국으로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에게 Villeroy and Boch의

멋진 컵세트를 선물해 주셨다.

이 컵들은 왠만해서는 부엌장에서 나오시지도 않는 귀한 분들인데

비싼 분들답게 입에 닿는 느낌이 아주 좋다.)

마음씨 착한 아내가 지난번 Strassbourg에 갔을 때

나 몰래 Orangina 컵을 하나 사서 저녁때 선물로 줘서

다시 이 컵은 한쌍의 상태를 유지하게 되었다.

독일에서는 1리터 혹은 0.33짜리 병(이 병의 모양이 이쁘다)만 판매되고 있는데

프랑스에 갔더니 1.5리터 큰 병에 0.33짜리 캔도 판매가 되더라.

(독일은 Dosenpfand 도입 이후 캔에 든 음료가 거의 사라졌다)

몇 주 전 Strassbourg에 갔다 오면서

아이와 유모차만으로도 버거운 데도 (왜냐하면 기차를 타고 갔기 때문에)

1.5리터 6개들이 하나와 캔 6개들이 하나를

꿋꿋이 사서 들고 왔다.

아내는 그 정성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하더라.

내 컴의 모니터 위에는

5개의 각각 다른 디자인의 Orangina 알루미늄 캔들이 놓여있다.

보기만 해도 상큼한 그 맛이 머리 속에 떠올려진다.

아.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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